기업친화적인 학회로의 변신
Date 2018-04-15 15:24:11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101
김시욱
제 25대 회장
한국생물공학회
swkim@chosun.ac.kr

 「최근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가 화두인 가운데 바이오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바이오기업은 크게 레드, 그린, 화이트와 플랫폼 기술로 분류되며, 그 중 레드는 의약품과 진단, 그린은 농업과 식품, 화이트는 화학, 환경, 에너지 그리고 플랫폼은 지원서비스와 기타 등으로 중분류된다.


 2017년 말에 KRIBB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와 STEPI에서 공동발간한 ‘2016년 국내 바이오 중소·벤처기업 현황통계’를 보면, 1992년 이후 국내 바이오 중소·벤처기업 수가 2,077개이고, 근로자 수는 2015년 38,523명에서 2016년 44,678명으로 늘어났으며, 평균 연구개발비도 2005년 3억원에서 2015년 6억원으로 두 배 증가하였다. 한편, 바이오벤처기업은 1,015개, 고용 근로자 수는 21,188명에서 29,117명으로, 평균 연구개발비는 2005년 3억원에서 2015년 7억원으로 두 배이상 증가하였다. 2009-2015년 까지 1개 이상의 정부 R&D 과제를 수행한 기업은 모두 1,207개이며, 지원된 정부연구비는 9,579개 과제에 2조 477억원이 배분되었다. 정부과제 중 산업부 과제가 3,479개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수치는 최근 10여 년 동안 바이오 기업수와 연구개발비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과연 이 기업들이 실제 대학이나 연구소의 기술을 이전받아 상용화한 것이 얼마나 될까 하는 것은 아직 잘 파악되지 못한 듯 싶습니다. 지난 30주년 BT News 특집호에 유영제 교수님이 기고한 글에 보면, “학술대회 또는 학술지에 발표되는 논문은 많지만, 쓸모있는 그리고 가치있는 논문은 얼마나 될까? SCI Impact Factor가 높은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논문이 쓸모있는 것이어야 한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쓸모가 있으려면 산학협력이 잘 되어야 하는데 진짜 산학협력이 내실있게 잘 진행되고 있을까요? 산학협력을 잘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조직과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럴까요?

 

 한국생물공학회는 과거 주로 화공생물을 기초로 한 engineer들이 주축을 이뤄 생물공정, 발효, 분리/정제, 효소/단백질공학, 바이오에너지 분야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여 왔으나, 최근 들어 합성생물공학, 바이오센서/바이오칩, 나노바이오공학, 헬스케어, 바이오로봇 등의 분야까지 그 범위가 넓어지면서 학회의 학문적 정체성에 대한 혼돈이 발생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것들을 모두 수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학회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것 즉, 우리 학회명에 들어있는 ‘공(工)’을 이용하여 좀 더 기업친화적인 학회로 변모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물론 다른 학회도 기업과 친밀해지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좀 더 기업친화적인 이미지를 기업에 주면 기업들이 학회로 오지 않을까요? 지금부터 학회는 어떻게 해야 기업친화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먼저 기업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파악하고, 이를 시스템을 갖춰 대응해주면 됩니다.

 한 기업이 제게 요청한 것이 있습니다. 학회에 기업세션을 열어주면 자기 회사의 연구분야를 설명하고, 자기들이 어떤 기술 개발을 필요로 하는데 이를 도와줄 교수들이 있는지 먼저 파악하고 싶답니다. 때로 연구비를 지원해 줄수도 있고요. 또한, 학회와 인터뷰를 통해 학회에서 자기들을 도와준다는 내용으로 홍보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좋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일반인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요. 물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상호 간에 도움이 된다면 학회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저 학회에 가면 무언가 얻어올 것이 있다고 소문이 나면 많은 기업들이 학회에 참석할 것이고, 이 때 우리 학회 회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기술들을 설명하면 여러 개의 기술이전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각 중소·벤처기업들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들이 학술대회 등에서 졸업을 눈앞에 둔 학생들과 미리 면접을 통해 좋은 인재를 미리 확보하는 시스템도 제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선순환되면 그야말로 앞에서 언급한 진정한 산학협력이 이루어지겠죠. 그리고 이러한 사례가 많아질수록 우리 학회의 위상은 좀 더 올라가지 않을까요?


 우리 학회는 주변 타 학회에 비해 길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최근 연구발표내용이나 신진연구자 세션에서 발표되는 내용을 보면 회원들의 연구역량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는 이런 내용들이 정말 쓸모있는 논문 또는 기술로 이용될 수 있도록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어렵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일단 한 발자국이라도 시작하고, 지속적으로 접하다 보면 기업친화적인 학회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모든 회원들께서 이러한 스타트에 동참해 주실 것을 호소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