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MIS World Congress 2018을 다녀와서
Date 2018-10-07 01:10:02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724
김성준 박의선
석사과정
인천대학교 생명·나노바이오공학과
Sungjun.kim@inu.ac.kr pus9335@gmail.com

제5회 TERMIS-WC (World Congress of the Tissue Engineering and Regenerative Medicine international Society)가 지난 2018년 9월 4일부터 7일까지 4일간 일본 교토에 위치한 International Conference Center에서 개최되었다. TERMIS 학회는 줄기세포, 조직공학, 재생의학 등에 대한 연구와 응용을 공유하고 성과를 발표하는 학술대회이다. TERMIS 학회는 지역에 따라 아시아·태평양, 아메리카, 유럽·아프리카 3개의 지부로 구성되며, 매년 각 지부에서 소속된 국가들 간의 학회를 개최한다. 더불어 3년에 한번 모든 지부와 국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학회를 개최하는데, 이번 TERMIS-WC가 그러했다. 학회가 3년에 한번 개최되기 때문에 2년의 석사과정 중에는 어쩌면 경험해보지 못했을 국제학회이며, 첫 국제학회 참석이라는 것 외에도 전 세계 굴지의 연구원 및 교수님들의 연구내용과 강연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그동안 고생해서 연구했던 우리의 연구내용과 결과물들을 발표하였을 때 여러 나라의 연구자 분들께서 내리실 평가와 조언을 듣고 추후 더 나은 연구방향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에 다른 학회참석 보다 기대되는 마음을 가지고 일본으로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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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Opening ceremony

학회 첫날, 고난의 시작이었다. 제 21호 태풍 ‘제비’의 영향으로 강풍과 비바람이 들이닥친다는 뉴스를 듣고, 학회등록을 위해 숙소를 나섰는데 걱정과는 달리 약한 비가 내리고 있다는 것에 안도하며 학회장으로 가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학회장에 도착하여 등록을 마친 뒤 opening에 참석하여 학회에 대한 설명과 축하 공연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비를 동반한 강풍과 맞닥뜨렸다. 들고 있던 우산이 부서지고, 비를 잔뜩 맞은 상태로 숙소에 도착하여 젖은 몸을 말리고 한숨을 돌렸을 때,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 갈 간사이 공항이 폐쇄되었으며, 비행기는 결항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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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International Conference Center 외부 전경


학회 이튿날부터는 본격적인 Plenary lecture, Oral session, Poster session이 시작되었다. 일본 오사카 대학의 Yosiki Sawa 교수님께서는 일본 재생의학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함께 심혈관계 질환의 조직공학적 치료법 임상결과를 보여주셨다. 결과에서는, 치료와 생명연장만이 아닌,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회복상태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영상으로 보여주셨으며, 강연을 들으며 우리의 연구도 언젠가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사명감을 갖고 연구를 진행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다. 싱가포르의 과학연구기관인 A*STAR의 Sai-Kang Lim 박사님께서는 최근 세포 치료제의 대체제로 각광받고 있는, “세포의 아바타” 라고 불리는 엑소좀을 이용한 연구들을 발표하셨다. 세포에서 유래한 엑소좀을 뼈, 관절, 안구 등에서 생기는 여러 질환의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통해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큰 응용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최근 우리 실험실에서도 줄기세포 유래의 엑소좀을 여러 조직세포에 적용하여 재생을 유도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더욱 흥미 있게 강연을 들었다. 점심시간 이후에는 Poster session이 진행되었는데, 우리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것과는 다른 물질들을 이용하여 제작한 coacervate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시는 분과 여러 얘기를 나누며 서로의 합성물질이 갖는 장점과 단점을 얘기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 날 늦은 오후에는 SYIS (Student and Young Investigator Section) chaired session: Biomaterials에 참석하여 진행했던 연구와 결과들을 발표하였다. 계획대로라면 4번째 순서로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앞의 2명이 태풍으로 인하여 학회에 참석하지 못해 2번째 순서로 발표를 시작하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변동된 순서로 인해 단상에 나갔을 때 긴장되었지만, 교수님께서 해주셨던 조언들을 떠올리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발표를 시작했다. 발표를 하는 중간 강연장에 참석해주신 분들의 얼굴을 봤는데, 미숙한 영어실력에도 불구하고 흥미롭게 연구내용들을 들어주셔서 뿌듯한 마음과 함께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발표를 마치고 가장 염려했던 질의응답시간도 chair분의 배려와 친절함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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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SYIS chaired session_Biomaterials 발표

 

사흗날에는 우리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골 재생 및 엑소좀에 관련된 강연을 찾아가며 들으며, 여러 연구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볼 수 있었다. 세포의 유전자 조절·삽입 등을 적용한 방법, 자연에서 유래한 물질들을 이용하여 제작한 이식물질의 사용 등을 보며 내가 사용했던 방법과의 차이점을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이 날 저녁에는 일본의 청수사 (淸水寺)에서 Gala event가 마련되어있었다. 청수사는 교토 여행객에게 가장 유명한 관람지라는 평을 받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일반적으로라면 밤에는 입장을 할 수 없었으나, 학회에서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해주어 교토의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청수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청수사 내부에는 마시면 연애, 학업, 건강에 효험이 있다는 폭포가 있어 학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기 위해 줄을 서있었다. 관람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서 위를 올려다 보았을 때 눈에 들어온 불상은 관람을 마치고 들뜬 마음을 경건하게 가라앉혀 주었다. 그리고 이 날 오후 교토에서 부터 약 460km 떨어진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을 구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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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청수사 야경


학회 마지막 날에는 한양대 신흥수 교수님의 강연이 기억에 남았다. 교수님께서는 세포를 3D organoid형태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발표를 하셨는데, 우리 또한 이것과 비슷한 실험을 진행하였다가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기에 더욱 집중해서 듣게 되었다. 이 강연을 통해 우리가 했던 실험법을 다시 한 번 짚어보며 정립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이 날 Poster session에서 우리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세계의 많은 석학들께서 우리의 연구에 많은 흥미를 가져주시고 다양한 질문들을 해주어 서로 의미 있는 토론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여러 연구들을 구경하는 도중, 연세가 많으신 독일 여성분의 포스터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어 봤는데, 연구 초기 설정에서 필요한 것들에 대한 많은 조언들을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서로의 연구 결과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였는데, 나이와 직위에 관계없이 편하게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한국에서 보기 힘든 연구로 무중력상태인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사용할 3차원 골 조직 모델에 대한 연구도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 포스터 발표 중에 일본 도쿄대학에 서 박사과정을 진행 중인 학과 선배님을 오랜만에 만
나 연구와 진로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들을 들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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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포스터 발표


학회를 마치고 우리는 나리타 공항으로 가기 위해 신칸센을 타고 도쿄로 이동하였다. 도쿄로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 학회 기간 동안 필기했던 노트를 펼쳐보며 이번 학회에서 배웠던 내용들과 느낌들을 상기시켜보았다. 첫 국제학회 참석이 우리에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었으며, 지식과 연구에 대한 열정, 그리고 도전 정신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국내학회에서 경험을 쌓고, 국제학회에 참석하여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보며, 우리의 발전된 모습과 함께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여 학회의 메인세션에서 발표를 해볼 수 있을 만큼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과 목표가 생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