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항-삼중항 소멸에 의한 광에너지 상향전환 기술을 이용한 안티-스톡스 발광 기반 바이오이미징
Date 2019-10-05 17:40:07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1,297
방석호 / 김재혁 / 이학래
교수 / 교수 / 학생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 부산대학교 화공생명·환경공학부 / 부산대학교 화공생명·환경공학부
sukhobhang@skku.edu / jaehyuk.kim@pusan.ac.kr / lhl12225@gmail.com

1. 서론


바이오이미징이란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생리학적 또는 병적 현상, 더 나아가 치료에 의한 과정을 영상화하는 기법으로, 분자세포 생물학과 첨단 영상기술의 융합학문이라 할 수 있다.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관찰을 목적으로 개체를 희생시킨 후 대상 세포를 적출하여 분석하는 것이 아닌 In Vivo 상태에서 분자 수준의 반응까지 영상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지난 20년간 활발히 연구되어 왔다. 바이오이미징 기술은 자기공명영상 (MRI), 양전자단층 촬영(PET), 단일광자단층촬영(SPECT), 형광영상(fluorescence imaging) 등 서로 다른 민감도와 공간 분해능을 가진 다양한 기법을 통해 발전해 왔다. 그 중에서도, 생체 내에 다양한 종류의 형광 분자및 나노입자를 주입 후 자외선(UV) 또는 짧은 파장대의 가시 광을 조사하여 영상화하는 형광영상 기술은 대표적인 바이오이미징 기술이지만, 높은 에너지의 광원 조사로 인한 세포 손상과 낮은 투과력, 그리고 생체 내부의 자가형광(auto-fluorescence)에 의한 낮은 S/N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받아 왔다. 질병 병행 진단 도구로서 바이오이미징 기술이 적절히 활용되기 위해서는 생체적합성이 보장됨과 동시에 높은 투과도의 광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실시간 고해상도 이미징이 가능한 광학영상 기술이 필요하다.
광에너지 상향전환기술(upconversion, 이하 UC)은 미활용되고 있는 저에너지의 광자를 융합하여 고에너지의 광자를 생성해내는 기술로, 태양전지를 비롯한 광자에너지가 이용되는 다양한 기기 및 광학분석법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신개념 에너지 전환기술로 평가받고 있다[1]. 특히, 삼중항-삼중항 소멸(triplet-triplet annihilation, 이하 TTA)에 의한 광에너지 상향전환기술(이하 TTA-UC)은 높은 양자효율과 넓은 흡광 스펙트럼으로 UC 분야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는 신진연구분야이다. 한편, 발광(photoluminescence)현상을 활용하는 많은 광학소자 및 기술들(디스플레이, 위조방지소재, 바이오이미징 등)은 고에너지를 인가하여 저에너지의 광자를 얻는 전통적인 스톡스 발광(Stokes emission)에 기반하고 있으며, 에너지 효율이 높으면서도 특색있는 발광소재에 대한 연구는 정체기에 접어들고 있다. 본 기고문에서는 매우 독특한 발광현상을 일으키는 광에너지 상향전환 현상을 바이오이미징 기술에 접목시켜 빛의 얕은 침투 깊이와 관련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여 고해상도/고심도 발광기반 바이오이미징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paradigm-shifting 접근법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2. TTA-UC 원리


UC 현상이란, ‘낮은 에너지의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광자가 융합하여 하나의 높은 에너지의 광자로 변환되는 광화학적 현상’으로써, 높은 에너지의 광자(짧은 파장)에서 낮은 에너지의 광자(긴 파장)가 생성되는 일반적인 스톡스 발광 현상과는 달리 긴 파장의 광자들을 흡수·융합하여 짧은 파장의 광자를 생성하는 안티-스톡스 발광(anti-Stokes emission) 현상의 대표적인 기작 중 하나이다. 겉으로는 열역학 법칙에 위배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UC 현상은 2개 이상의 광자 에너지가 융합되어 단일 광자를 방출하기에 가능한 현상이다. 즉, IR에서 가시광선을, 가시광선에서 더 고에너지의 가시광선(예: 초록→파랑)을, 혹은 가시광선에서 UV를 생산해내는 것이 UC 현상을 통해 가능해지게 된다(그림 1). UC 기술 자체는 용어의 생소함과는 달리 새로운 기술이 아니며 학계를 중심으로 생각보다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온 분야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UC 현상 관련 연구들은 고순도의 광학 크리스탈이나 희토류가 도핑된 전이금속 류를 매체로(주로 무기물) 그 내부에서 광자의 광화학적·광물리학적 에너지 전환을 통해 이루어져 왔는데, 위 두 가지 방법은 모두 1) 극단적으로 높은 빛의 세기 요구치(> 104 W/cm2), 2) 단일 파장의 광원(예: Laser)만 활용가능: 좁은 흡광영역, 3) 매우 낮은 양자수득률(<0.001%), 4) 소재의 높은 가격 등의 이유에서 실제 광에너지를 활용한 바이오·환경·에너지 분야에의 적용 측면에서 결정적인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이와 달리, 순수한 유기소재를 기반으로 구현되는 UC 현상인 TTA-UC와 관련된 연구가 최근 10년간 학계를 중심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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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UC 현상의 (a) 개념도와 (b) Down-conversion과의 스펙트럼 비교

 

​TTA-UC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광감응제(sensitizer, SENS), 전자수용체(acceptor, ACC), 그리고 두 물질이 담지되는 매체(media)로 구성된다[2]. 1SENS0는 낮은 에너지의 광자를 흡수하여 1SENS*로 여기되고 항간교차(intersystem crossing, ISC)로 생성된 삼중항 3SENS*는 무산소 조건에서 인광을 발현하거나, 적절한 ACC의 존재 하에서 삼중항-삼중항 에너지 전달(triplet-triplet energy transfer, TTET)을 통해 삼중항 3ACC*를 생성한다. 이때, 시스템 내에서 생성된 또 다른 삼중항 3ACC*와의 충돌에 의해 dexter energy transfer의 하나인 삼중항-삼중항 소멸(triplet-triplet annihilation, TTA)이 발생하고, 그 결과 1ACC0와 1ACC*가 각각 생성된다. 이때, 생성된 1ACC*의 에너지 준위는 1SENS*보다 높으며, 따라서 생성직후 기저상태로 전이되며 입사된 광자보다 고에너지의 광자를 방출(형광)하게 된다(그림 2). 적절한 SENS/ACC 조합에 의해 용액상에서 구현된 TTA-UC는 희토류에 기반한 UC에 비해 1) 매우 낮은 빛의 세기에서 구현가능 (<100 mW/cm2), 2) 상대적으로 넓은 흡광 파장 (연속 스펙트럼 흡수가능, 예: 태양광), 3) 높은 양자수득율 (0.1~40%), 4)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재비용 등과 같은 특장점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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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TTA-UC의 광화학적 원리

 

 

3. TTA-UC의 소재화


UC 기술의 공학적 응용을 위한 소재의 형태는 크게 건식과 수계 분산형으로 나뉘어진다. 건식 소재의 경우 Sens와 Acc 사이의 에너지 전달이 유리한 탄성 고분자를 매질로 한 고형 소재가 대표적이며, 사용되는 고분자의 물성과 제조과정, 산소투과도 등에 따라 TTA-UC의 효율 및 광안정성이 민감하게 달라진다. 이러한 고분자 매트릭스 기반 건식 UC 소재의 경우, 궁극적으로 thin film의 형태로 태양광의 광감응 영역을 확장시키기 위해 태양전지기술에 접목되거나 위조방지소재로 활용된 연구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림 3a). 수계 분산형 UC 소재는 건식 소재를 직접 분산시켜 제조할 수도 있지만 조작성과 균일성, 분산성, UC 효율 극대화를 위해서는 액상의 TTA-UC 매체를 나노 및 마이크로 스케일의 임의의 물리적 격벽 내부로 고립화시키는 캡슐화(encapsulation) 기술이 요구된다. 기본적으로 TTA-UC는 SENS와 ACC 간의 에너지 전달을 효과적으로 도모할 수 있도록 diffusion이 용이한 유기용매상에서 구현되기 때문에, 바이오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수용액(aqueous phase)에 분산이 가능한 미세 UC 소재개발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수계 분산형 UC 소재 구현과 관련된 연구의 초기 단계에서는 미세유체기술(microfluidics)를 이용해 TTA-UC가 구현되는 오일상 용액을 수백 μm의 크기를 가지는 광경화성 고분자 캡슐 내부로 trap 시키는 형태가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UC 소재의 생명공학분야로의 활용을 위해서는 소재의 스케일이 최소 수 micron 수준까지 축소되어야 할 필요가 있었으며, 동시에 뛰어난 생체적합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실리카(SiO2)는 뛰어난 생체 적합성 및 생분해성을 지니며 목적에 따라 표면개질이 용이하다는 점에 착안해 hydro-condensation 방법에 의해 합성된 oleic acid-core와 SiO2-shell을 가지는 UC 나노캡슐이 주목받기도 하였다 (그림 3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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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a) 건식[3,4] 및 (b) 수계 분산형 UC 소재[5,6]

다양한 형태의 미세 UC 소재의 개발과 관련된 연구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우리는 기존의 preencapsulation에 기반한 코어-쉘 형태의 미세 UC 캡슐 기술과는 완전히 차별되는 차세대 접근법으로서 postencapsulation에 기반해 TTA-UC를 효과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미세 UC 운반체(vehicle) 기술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한편, 다양한 실리카 구조 중에서도 2~50 nm 사이의 균일한 기공을 가지는 동시에 내부가 비어있는 형태의 중공형 메조다공성 실리카(hollow mesoporous silica, 이하 HMS)는 기공을 통하여 중공 내부로 다양한 물질을 용이하게 담지할 수 있는 고유한 특성덕에 에너지 저장체, 광학 이미징 및 약물 전달체 등으로서의 그 우수한 기능이 입증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활발히 연구가 행해지고 있었다. 이에 착안하여, 우리 연구진은 원심분리 원리를 활용하여 micron 스케일의 UC 오일 droplet을 HMS 내부에 매우 균일하고 손쉽게 post-encapsulation 시키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특히, HMS에 존재하는 메조기공으로 인해 UC 용액의 가역적 캡슐화가 가능하므로 재활용이 가능하며, 중공 내부에 운반체의 효과적인 분리를 위해 자성체와 같은 메탈 나노입자의 담지 또한 가능해 다기능성(multi-functional) UC 소재로의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함으로써 기존 보고된 pre-encapsulation 기반 미세 UC 소재들과는 큰 차별점을 두고자 하였다 (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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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a) HMS를 활용한 UC 오일 droplet의 post-encapsulation 기술[7] (b) 다양한 UC 용액의 가역적 캡슐화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CLSM 이미지

 


4. 안티-스톡스 발광 기반 바이오이미징


앞서 개발된 미세 UC 운반체는 600 – 650 nm 영역의 빛을 흡수하여 TTA-UC를 통해 450 – 550 nm 영역의 빛으로 상향전환 시킨다. 우리는 red 영역에서의 여기를 통한 TTA-UC 현상을 활용할 경우 생체에 있어서 광원의 투과율을 극적으로 향상시키며 자가형광을 최소화함으로써 바이오이미징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자 하였다. 모델 세포로 채택된 human mesenchymal stem cell(hMSC)의 경우, tumor-tropic cell의 한 종류로 암세포를 타겟하여 항암물질을 운반하는 호밍(homing) 기능뿐만 아니라 다루기가 용이하여 항암치료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hMSC200 μg mL1의 고농도의 미세 UC 운반체와 함께 24시간동안 배양되었을 때 세포 독성을 전혀 나타내지 않았으며, 미세 UC 운반체들이 hMSC의 세포표면에 강력하게 달라붙음을 확인하였다. 미세 UC 운반체들이 labelinghMSC를 공초점 주사레이저현미경(confocal scanning laser microscope)을 통해 640 nm 광원 하에 관찰하였을 때, 세포의 표면에 붙은 운반체로부터 450 – 550 nm 영역에서 선명한 TTA-UC 발광이 나타남을 확인함으로써 추후 바이오이미징을 통한 암진단에 있어서 TTA-UC 기술의 폭넓은 적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그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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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a) hMSC의 미세 UC 운반체에 대한 생체 독성 (b) 미세 UC 운반체가 labeling된 hMSC의 디지털 및 CLSM 이미지(광원: 640 nm Laser)



5. 난제 및 결론


TTA-UC 기술의 다양한 장점 및 생명공학분야에의 방대한 적용 가능성을 기술해온 한편, TTA-UC의 고질적인 문제는 유기물질인 SENS 및 ACC의 낮은 광안정성과 산소에 의한 quenching 현상이다. UC 소재 개발과 관련된 많은 연구가 보고되어 왔지만, 현재까지는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TTA-UC의 공학적 활용에 관한 연구는 정체기에 접어들고 있으나, TTA-UC 기술을 상용화시키기 위해서는 광안정성 문제는 우리들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한정되어 있는 화석연료의 고갈로 인해 고공행진하는 유가와 해마다 날카로워져가는 기후 변화 정책이 에너지 시장의 변화를 불러오고 있으며, 무한한 청정 에너지원인 태양 에너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여러 광학기반 및 의료 기기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TTAUC 기술은 광에너지 전환 연구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TTA-UC는 표면적으로는 매우 직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지만 효율적인 구현 및 공학적 응용을 위해서는 방대한 화학적·광화학적·소재 공학적 지식이 요구된다. TTA-UC 기술이 지니는 잠재적인 파급효과에 비해 국제적으로도 소수의 연구그룹에 의해서만 연구가 주도되는 가운데, 본 기고문을 통해 관련 공학, 의학 및 기초과학 분야의 국내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연구주제에 대한 흥미를 도출하고 활발한 공동연구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며 이 글을 마친다.



6. 참고 문헌


1. Ezra L. Cates, Stephanie L. Chinnapongse, Jae-Hyuk Kim, and Jae-Hong Kim, “Engineering light: advances in wavelength conversion materials for energy and environmental technologies”, Environ. Sci. Technol., 46(22), 12316-12328(2012).
2. R. R. Islangulov, D. V. Kozlov, and F. N. Castellano, ¡°Low power upconversion using MLCT sensitizers¡±, Chem. Commun., 30, 3776–3778(2005).
3. J. H. Kim, F. Deng, F. N. Castellano, and J. H. Kim, ¡°High efficiency low-power upconverting soft materials¡±, Chem. Mater., 24, 2250−2252(2012).
4. A. L. Hagstrom, H. -L. Lee, M. -S. Lee, H. -S. Choe, J. Jung, B. -G. Park, W. -S. Han, J. -S. Ko, J. -H. Kim, and J. -H. Kim, ¡°Flexible and Micropatternable Triplet–Triplet Annihilation Upconversion Thin Films for Photonic Device Integration and Anticounterfeiting Applications¡±, ACS Appl. Mater. Interfaces, 10, 8985-8992(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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