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zyme Engineering XXV 참관기
Date 2019-10-05 21:12:23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772
서주현
교수
국민대학교 바이오발효융합학과
joohyunseo@kookmin.ac.kr

Enzyme Engineering 학회는 2년마다 개최되는 학회로서, 1971년 8월 9일에 제 1회 학회가 New Hampshire 주 New England College에서 개최된 이후, 지금까지 2년마다 꾸준히 개최되고 있는 학회이다. 18차 학회는 2005년에 경주에서도 열린 바있다. Enzyme Engineering은 효소와 관련된 모든 분야의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학회로서, Enzymology 뿐만 아니라, 생물정보학, 구조생물학 등 효소 혹은 단백질과 관련있는 모든 분야의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학회이다. 이번 25차 학회는 캐나다 British Columbia 주에 있는 Whistler라는 곳에서 9월15일부터 9월19일까지 5일간 개최되었다. 세션 중에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구체적인 발표내용을 언급할 경우에는 글로써만 소개하는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 학회의 공식 숙소는 Hilton Whistler Resort & Spa 였는데, Whistler가 스키타러오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객실에 전자렌지, 커피머신, 하이라이트, 냉장고, 식기세척기 까지 부엌이 만들어져 있는 점이 특이했다. 추후 방문을 예정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물론 힐튼호텔 이외에도 수많은 예쁜 호텔들과 Lodge 들이 많이 있었다. Whistler는 캐나다의 유명 관광지로서,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중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스키, 노르딕 복합, 스키점프가 개최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휘슬러는 산과 강(Creek)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겨울 스포츠와 여름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 다 가능한 곳이다. 그래서, 스키 뿐만 아니라 Mountain bike, 카약, 카누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Whistler가 관광지이긴 하나 여기도 사람들 사는 조그만 마을이라, 식료품점을 비롯한 다양한 상가들이 많이 구성되어 있는데, 스키나 스포츠 용품점이 많고, 한편으로 관광지이다 보니 Pub과 식당도 많은 편이다. 혼자만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음식점 중 프랑스식 식당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많아 보였던 느낌이 있었다. 처음 와보는 동네라 어떤 식당 혹은 상점이 유명한지 몰랐지만, 공항에서 학회장까지 우리를 데려다준 Skylynk 버스 기사 아저씨에 따르면, Whistler에 있는 Purebread 라는 빵집을 강추한다고 하니 혹시 다음에 Whistler를 방문할 계획이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또한, Whistler visitor center에 위치한 Sushi-to-go라는 식당은 사장님이 한국사람이고 Whistler에서 유일하게 한국음식을 파는 곳이라고 기념품샵에 있는 한국인 아주머니가 이야기 해주셨다 (근데 좀 비싸긴 하다...라면이 만원). 이곳은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은 2인석 두 개 정도 있고, 말 그대로 포장해가는 식당이었다. 또한, 식료품점에서 火라면이라는 컵라면을 판다고 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동네에서는 1센트 따위는 취급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물건을 사고 잔돈이 2.32 달러이면 2.3달러만 준다. 처음에는 굉장히 당황하여, ‘얘들이 아시안이라고 사기치는 건가, 착해보이는데, 내가 캐나다 돈을 몰라서 계산을 잘못한건가, 아무래도 이상한데, 그냥 갈까, 물어볼까...’등 잠깐 동안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결론은 그냥 참자였다 (아까운 내돈...). 이것 또한 나중에 기념품샵에 있는 한국인 아주머니가 설명해 주셨는데, 이 동네에서는 1센트 단위는 반올림한다고 한다 (나는 왜 깎인 경험만 있는지...아시안이라고 무시하나...). 참고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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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stler village. 좌측 사진의 우윳빛 물은 오염이 아니라 원래 저런 색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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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조형물이 여기서 올림픽이 개최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우) 버스 기사아저씨가 침을 튀기며 꼭 가보라고 했던 빵집(크로와상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런 빵 하나에 4~5불정도 한다)


이번 학회는 Whistler에 있는 Whistler Conference Center에서 개최되었다. Steering committee에 Yasuhisa Asano (Toyama University), Bob DiCosimo (DuPont), Pierre Monsan (Toulouse White Biotechnology), Jeff Moore (Merck), Magali Remaud-Simeon (LISBP-INSA, University of Toulouse), Jon Stewart (University of Florida), John Wong (Pfizer), Huimin Zhao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가 참여하였고, 이 중 Huimin Zhao는 이번 학회의 Enzyme engineering award를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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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학회장 입구, (우) 세션 진행 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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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필자와 Huimin Zhao 교수, (우) 필자, 동경대 Munehito Arai 교수 연구실의 Hisahsi Kudo 박사, 토야마 대학의 Yasuhisa Asano 교수

 

한국에서는 제노포커스 양택호 연구소장, 최재열 부장, 아미코젠의 윤영성 박사, KIST 이현범 박사, UNIST 김용환 교수님 연구실의 전병욱, 이진희 학생, 아주대 유태현 교수님 연구실의 박예섭 학생이 참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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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예섭 학생(아주대), 필자, 윤영성 박사(아미코젠), 이현범 박사(KIST), 이진희 학생(UNIST), 전병욱 학생(UNIST)

 

이번 Enzyme Engineering 학회의 세션 구성은 아래와 같다.
Session 1 (9월 16일 오전) : Biocatalysis and Enzymology
Session 2 (9월 16일 오후) : Promiscuity, serendipity and metabolici nnovation
Plenary Lecture (9월 16일 19:00~20:00) : The coming of age of de novo protein design (by David Baker from U of Washington)
Poster session 1 (9월 16일 20:00~22:00)
Session 3 (9월 17일 오전) : New tools for enzyme engineering
Session 4 (9월 17일 오후) : Enzyme engineering for biomedical applciations

Poster session 2 (9월 17일 19:30~21:30)
Session 5 (9월 18일 오전) : Industrial applications of enzyme engineering
Session 6 (9월 19일 오전) : Artificial metalloenzymes for in vivoc atalysts: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Session 7 (9월 19일 오후) : Enzyme engineering and synthetic biology

 

각 세션은 첫 연사가 1시간, 다음 연사 1~2 사람이 30분 씩, 나머지 사람들이 15분 정도로 발표시간이 주어졌다. 이번 학회의 유일한 plenary lecture는 University of Washington의 David Baker 교수가 맡았다. 원래는 일요일 저녁에 포문을 열기로 되어 있었으나, 변경되어 월요일 저녁으로 바뀌었다. David Baker는 처음 enzyme design을 성공적으로 연구한 사람인데, 그 후로 수많은 단백질의 design연구가 수행된 것을 알 수 있었다. Transporter, motor protein, enzyme, cyclic peptide, heterodimer logic gate, LOCKR conformational switch, self-assembly protein, protein-inorganic crystal 등에 대한 protein design을 수행하여 그 결과를 보여주었다. David Baker의 발표는 특징이 있었는데, 구체적인 방법은 이야기 안하고, 수많은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있었고, 발표시간이 1시간이었는데 30분만 발표했어도, 나머지 30분이 질의응답 시간으로 모자랄 만큼 질문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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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와 David Baker 교수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발표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월요일 첫 발표를 맡은 사람은 University of Manchester의 Nicholas Turner 교수였다. 이 분은 amine oxidase의 반응과 이 반응의 산물을 화학반응을 통해 색깔로 검출하는 방법으로, active clone을 가려내는 screening법을 고안하여 좋은 결과를 발표한 연구자였다. 이번 발표를 통해 이 방법을 imine reductase, reductive aminase 등에 적용하여 많은 연구를 수행하면서, Big Pharma들과도 많은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Shandong University의 Shengying Li 교수는 P450 reaction engineering을 소개하였는데, 인상 깊었던 점은 enzyme engineering 뿐만 아니라, 기질에 포함되어 있는 작용기에 대해 protection group을 도입함으로써, active site의 크기에 비해 크기가 작은 기질에 대하여 활성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하였다. 반응이 수행된 후 protection group은 deprotection을 통해 제거하여 원하는 산물을 얻어내었다.
체코의 Masaryk University의 Jiri Damborsky 교수는 효소 구조 내에서 표면에서 active site까지 구성되어 있는 channel을 찾아서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Caver라는 PyMol plug-in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Damborsky 교수는 이에 대해 여러 가지 발전된 bioinformatics program들을 보여주었는데, Caver, caverdock, hotspot wizard, fireprot, enzyme miner, soluprot 등의 그간 개발된 새로운 프로그램들에 대해 소개하였다. 이 중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프로그램은 CaverDock이라는 docking program이었는데, 이 프로그램은 Caver와 Autodock Vina를 활용하여 기질이 효소 표면으로부터 channel을 따라 진행하면서 어떻게 energy profile이 바뀌는지 보여준다.
University of British California의 Stephen Withers 교수는 glycoside hydrolase로 유명한 분이다. 이 분은 이번 발표에서 CAZyme을 이용해 cell surface antigen을 제거하는 연구를 발표하였다. 이 연구의 목적은 A형 혈액과 B형 혈액을 대상으로 효소 처리를 하여 O형으로 만들어, 혈액 부족에 대응하겠다는 것이었다. Withers 교수에 따르면, A형 혈액에는 α-N-acetylgalactosaminidase를 처리하고, B형 혈액에는 α-galactosidase를 처리한다고 한다.
Georgia Tech의 Andreas Bommarius 교수는 오랜 관록을 선보이며 enzyme process에 있어서 효소의 진화를 설명해 주었다. 프로세스 운전 도중 효소에 대한 저해가 일어날 경우에 이 저해가 어떠한 저해모델에 해당하는지 밝히는 방법 등 enzyme process에 대한 process modeling 등을 소개해 주었다. 개인적으로 Bommarius 교수 발표에서 흥미있었던 점은, 1) 최근에, 영국에서 수입된 β-lactam 물질에 non-β-lactam이 섞여있다는 것이 밝혀진 이후, 미국 FDA가 영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API (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에 대해 수입을 중지할 것을 명령하고, 미국 국내 제약회사들에게 이들 API를 생산하라고 큰 압력을 넣고 있다는 것과, 2) 이 분은 한국(차세대바이오매스사업단)에서도 연구비를 받고 있다는 점이었다.
BASF에서 온 Adrienne Davenport는 BASF에서의 효소 개발을 발표하였다. BASF는 15만개 이상의 균주와 10만개 이상의 annotated genome sequence, 2000개 이상의 metagenome library로부터 다양한 유전자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유전자 라이브러리로부터 massive한 mutation(모든 아미노산에 대해 saturation mutagenesis를 수행)과 screening을 통해 active clone을 판별하는 robotics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bioinformatics tool을 통한 효소진화도 같이 하고 있다고 하였다. bioinformatics part에서는 supercomputer를 구비하여 계산에 사용한다고 발표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효소의 열적안정성 향상 결과였는데, 실험적인 방법으로는 35도, 50도 씩 증가한 mutant가 나왔지만 bioinformatics 분석을 통한 진화는 5도 정도의 열적안정성 향상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이 결과는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경향인데, 이는 아직 우리가 단백질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을 말해준다.
Carbios라는 프랑스 회사에서 온 Alain Marty는 PET 분해 효소를 소개하였다. PET 분해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반응 온도인데, 70~72도가 chain mobility와 Arrhenius law를 활용할 수 있는 최적온도이고, 그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PET이 결정형태로 바뀌기 때문에 분해가 현저히 어려워진다고 하였다. 따라서, 70~72도에서 안정한 PETase를 개발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테스트 반응에서 90%의 분해율을 보였다고 발표하였다.
덴마크의 Chr. Hansen (Christian Hansen이라고 읽음)에서 온 Christian Jackel은 치즈를 만드는 효소인 Chymosin의 진화에 대해서 발표하였다. 우유에 들어있는 casein micelle은 α-casein, β-casein, κ-casein, glycomacropeptide, calcium phosphate cluster로 구성되어 있는데, 치즈의 품질은 어떤 casein이 분해되고 얼마나 분해되느냐와 관련있다고 하였다. 치즈 생산의 수율은 milk coagulation에 대한 특이성에 따라 좌우되고, 질감은 αS1-casein이 덜 분해되는 것과 관련있고, 맛은 β-casein이 덜 분해되는 것과 관련있다고 하였다. 이 회사에는 낙타의 Chymosin을 기반으로 하여 진화연구를 수행해, 최종 진화된 chymosin은 같은 우유 양에서 1000 kg 이상 치즈를 더 만들어 낼 수 있는 효소를 개발하여 액상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하였다. 서양사람들이 치즈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다른 발표와 달리 재미있게 듣는 모습이었다.
Metalloenzyme의 design에 대한 발표도 마지막 날에 있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화학자들의 입장에서 들여다보는 관점 같았다. 즉, 금속 촉매를 고정화하는 수단으로, 다시 말하면, 금속 촉매의 support로써 단백질을 이용하는 관점 같았다. 그렇게 금속원자를 단백질의 channel 속에 chelating 시키고, 유기화합물을 channel에 진입시켜 화학반응을 이끌어낸다는 관점으로 이해되었다.
Enzyme engineering은 말 그대로 효소 연구 및 개발이 중점적인 내용이 되는 학회였다. 이번 학회에서 느낀 점을 이야기 해보자면, 1) bioinformatics analysis가 이제는 효소 연구의 기본이 되었다는 것과, 2) 미국에서는 좀 유명한 사람들은 high-throughput activity analysis를 위해 robot을 갖추고 있고 하루에 1,000,000개의 clone 까지도 처리할 수 있다는 점, 3) 특히 유럽에서, 그리고 Big Pharma에서는 작용기 도입 (예, enantioselective amination) 등을 위해 효소 개발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여러 연구진에 많은 연구비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다음 학회는 2년 후에 중국 Hangzhou에서 열린다. 마지막으로 Whistler 근처의 Lost Lake의 사진으로 학회 참관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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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stler 부근에 위치한 Lost L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