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TRANS: 16th International Symposium on Biocatalysis & Biotransformation 참관기
Date 2024-05-08 15:35:46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38
황 세 연
대학원생
이화여자대학교 식품생명공학전공
hwsey96@gmail.com

  “BIOTRANS: 16th International Symposium on Biocatalysis & Biotransformation” 학회에서의 소중한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본 학회는 2년마다 학계 및 산업 분야 연구자들이 참석하여 효소 탐색 및 설계, 반응 공학, 효소 메커니즘, 합성 생물학, 대사 공학, (화학)효소 다단계 반응 및 산업 생체 촉매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발표하고 토론을 진행한다. 올해는 프랑스 서부 푸아투샤랑트 지역의 큰 항구 도시인 La Rochelle에서 개최되었다.

  라 로셸로 가는 직항 비행기가 없었기 때문에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후 Montparnasse 역에서 TGV 기차를 타고 약 3시간을 더 이동하였다. 복잡하고 분주하였던 파리를 떠나 라 로셸에 도착하니, 장시간 이동으로 인하여 쌓인 육체적 피로감을 잊게 하는 매우 평화롭고 한적한 아름다운 항구 도시를 마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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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로셸의 항구. 

 

  4박 5일동안 진행되는 BIOTRANS 학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여느 학회와는 다르게 BIOTRANS는 하나의 큰 hall에서 모든 학회 참석자가 연사님들의 발표를 듣기 때문에 집중도가 매우 높았다. 이번 학회는 인공지능과 수치 해석, 산업적 생촉매, 효소 개량 및 탐색, 반응 설계, 효소 다단계 반응 및 생물 광/전기 촉매를 주제로 약 45명의 발표자와 500개 이상의 포스터 발표가 진행되었다. 코로나로 인하여 2019년에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이후, 약 4년 만에 대면 학회가 다시 개최되었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많은 연사님들과 참가자들이 참석하였다. 2020년 AlphaFold의 등장이 단백질/효소 분야에 큰 파장을 일으킨 만큼 학회 발표 전반적으로 인공지능과 딥러닝을 통한 기계학습, bioinformatics를 활용한 연구들이 많이 소개되었다.

  첫날 opening lecture는 독일의 University of Greifswald 대학교의 Uwe Bornscheuer 교수님께서 진행하셨다. Biocatalysis의 발전 역사와 transaminase, O-methyltransferase, P450 monooxygenase, PETase, urethanase 등 다양한 효소에 대한 연구 결과가 소개되었다. 목적에 맞는 효소로 개량하기 위하여 기계 학습을 통해 transaminase의 활성과 입체 선택성이 향상된 연구도 인상 깊었고, 구조에 기반한 아미노산 서열 비교를 통해 위치 선택성 전환을 진행한 연구들도 흥미로웠다. 한 가지 예로, 담석 치료제로 이용되는 물질인 UDCA를 생합성 하기 위해서는 P 450 monooxygenase (OleP)가 이용된다. 이는 6-β 위치에 수산화기를 붙이는 반응을 촉매하는데, UDCA은 7번 위치에 수산화기가 붙어있기 때문에 효소 개량을 통해 위치 선택성을 7번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다음 AlphaFold의 창시자 중 한 분인 DeepMind의 Alexander Pritzel 연사님은 AlphaFold의 원리와 이를 응용한 다양한 연구들을 소개하였고 Teodoro Laino 박사님께서는 화합물을 ML의 언어 모델과 접목시켜 화학 반응식을 문자화하여 해석하는 독특한 연구도 발표해주셨다. 그 외에도 Innophore라는 회사는 효소의 활성 부위와 표면 분석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CavitOmiX tool과 효소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CatalophoreTM tool을 소개해주었다.

  최근 유럽에서는 광에너지와 생촉매를 융합하는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지방산탈탄산 효소 중 하나인 Chlorella variabilis 유래의 photodecarboxylase는 450nm 파장대의 빛을 활용하여 지방산의 탈 카르복실기화 반응을 통해 바이오 연료의 재료인 중쇄/장쇄 알케인을 생합성할 수 있다. 또한 NADPH나 FAD와 같은 보조 인자의 재생산 혹은 효소 다단계 반응에서 전 단계의 효소 불활성화를 위하여 빛을 활용하는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밖의 다른 연사님들의 강의를 통해 연구에 직접 적용해볼 수 있는 다양한 전략과 학문적 지식들을 습득할 수 있었다. 연구 및 개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과 최신 동향에 대한 다양한 강의들은 연구 시야를 넓히고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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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장 내부. 

 

  점심은 학회에서 매일 제공되었는데, 항구 도시인만큼 해산물과 회가 빈번히 나왔다. 유럽에 와서 회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었지만, 초장 없이 생선의 본연의 맛을 느끼며 먹어야 했기에 몇 점 먹지 못하고 내려놓았던 기억이 있다. 그 외 식당에서 먹었던 파스타, 굴찜, 생선찜, 크랩, 해산물 등 모든 음식은 맛은 물론이고 가격도 매우 합리적이어서 감탄의 연속이었다.

  학회 4일차에는 학회에서 주최하는 라 로셸 및 근교 투어가 진행되었다. 라 로셸의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구시가지 관광, 라 로셸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Normandin-Mercier에서의 코냑의 역사 및 생산 단계 체험, 레 아일랜드 투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코냑 체험과 아일랜드 투어는 조기 마감되어 나와 일행들은 시내 투어를 선택하였다. 현재의 라 로셸은 중세부터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을 보존하고 있고, 이는 항구에 정착되어 있는 다양한 형태의 현대식 보트들과 잘 어우러지고 있었다. 특별히 인상 깊게 남은 것은 도시 중앙에 있던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히는 15세기에 세워진 라 로셸 시청 건물이었다. 10년 전 화재로 500년 역사의 기념물이 소실되는 아픔이 있는 건물이었지만, 조각상 각각의 얼굴 표정과 옷의 색감은 그을린 자국에도 감춰지지 않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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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로셸 시청 건물.                                            함께 간 교수님들과 연구실 동료들. 

 

  특별히 이번 학회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뜻 깊었던 시간은 포스터 발표였다. 오랜 시간 진행해왔던 연구를 훌륭한 교수님들과 연구자들에게 소개하고 같이 토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은 너무 귀한 경험이었고, 그 과정 속에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 앞으로 과학자로서 어떻게 하면 더 창의적인 연구를 할 수 있을지, 또한 최신 연구 동향을 주시하며 어떻게 선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를 이끌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과 고찰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다웠던 라 로셸에서의 추억은 마음 한 켠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그때의 기억을 회상하며 다시 한번 연구자로서의 다짐을 떠올릴 수 있게 해준 BT News 기고 담당자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