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구현을 위한 생물전환반응 이용 CCU (탄소선순환) 기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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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9-20 15:55:46 | hit 55 |
1. 탄소중립을 위한 CCU 기술의 필요성
현재와 같은 상태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할 경우, 2100년경에는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약 6℃가 상승해 돌이킬 수 없는 전 지구적인 재앙이 몰아닥칠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이미 배출된 탄소를 제거하는 기술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2030년까지 매년 60억 톤, 그리고 이후 2050년까지는 매년 10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야 파리협정에서 목표로 하는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에서 2℃ 이내로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최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이산화탄소를 회수, 제거하는 혁신적 기술 개발에 총상금 미화 1억 달러(한화 약 1,200억 원)를 기부했다.
발전소, 제철소, 석유화학 및 폐기물 등에서 배출되는 탄소 포함 가스 성분(속칭 나쁜 탄소, Bad Carbon)을 생물학적, 화학적 방법을 통해 유용한 화학제품(속칭 좋은 탄소, Good Carbon)으로 거듭나게 하는 기술이 ‘탄소 선순환’ 기술이다. 이 기술은 석유, 석탄과 같은 화석원료를 더 소모하지 않게 해 주어 탄소중립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탄소중립을 이루는 데 가장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며, 가장 난이도가 높아서 가장 늦어지는 부분이 산업계에서 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 이유는 산업계에서 에너지를 소비할 때 단순 연소 과정을 통해서 탄소를 배출하는 것은 물론, 제품 생산 과정에서도 탄소가 소재로 이용될 뿐만 아니라 탄소가 부생성물로 배출되
는 등 배출 경로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탄소중립 방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자원으로 재탄생시키는 탄소 포집·활용·저장 (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equestration) 기술이다. CCUS는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데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고려할 때 비용 측면에서 이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산업계에서 탄소중
립을 실현하는 데 드는 비용을 감축함으로써 산업계의 탄소중립 이행에 큰 기술적 수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 글에서는 생물전환 반응을 이용하여 궁극적으로 연소되어 나오는 탄소를 유용하게 자원화하고 선순환시켜 궁극적으로 탄소중립 실현에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생물학적 탄소고정화 생합성 경로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유기화합물은 식물의 광합성 및 탄소동화작용의 결과물이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고 경쟁 관계에 있는 산소농도가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식물은 효과적으로 이산화탄소를 고정화하여 유기탄소자원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탄소고정화 반응 경로는
상당히 복잡하여 세포 밖에서 구현하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이산화탄소를 고정화하기 위해서는 더 복잡한 전구체 화합물이 필요하다 (그림 참조). 예를 들어 육상식물의 대부분의 탄소고정화 반응을 담당하는 CBB 경로는 CO2 고정화를 위하여 Ribulose biphosphate가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탄소고정화 반응 경로는 순환형고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한가지 예외가 있는데 그것이 Wood-Ljungdahl (WL)경로이며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직접적으로 CO2가 CO와 formate로 고정화된 후 최종적으로 acetyl-CoA라는 공통 물질로 전환된다. 따라서 전구체가 없이 이산화탄소가 고정화되기에 잘 알려진 여타 탄소순환고리와는 달리 선형적인 생합성경로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3. Tunnel engineering을 이용한 CO dehydrogenase 산소 안정성 개량
필자는 이 선형적인 경로를 가지는 WL 생합성 경로가 전구체가 필요 없이 세포 밖에서 이산화탄소 고정화를 구현하기에 적당하리라는 간단한 생각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하였다. 그렇지만 이러한 WL 경로를 세포 밖에서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큰 난관 중의 하나는 여기에 관여하는 핵심 효소들이 특별한 금속 보조인자를 가지고 있어 이를 생합성 하기 어렵고, 더 나아가 이러한 금속 보조인자가 산소에 극히 취약하여 세포 밖에서 반응을 구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예로 WL 경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CO dehydrogenase는 Ni-FeS cluster를 활성부위에 포함하고 있는데 산소와 접촉할 경우 바로 활성을 잃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본적으로 활성부위의 금속 보조인자 자체의 산소 안정성을 증가시키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금속 보조인자가 효소의 내부에 존재하기에 효소 내부의 물질수송에 관여하는 미세구조인 터널을 변형시켜 산소의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가능하리라 예상하였다. 물론 효소 내부의 미세구조는 Caver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추정이 가능하나 실제 물질수송에 이용되는 터널구조를 실험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필자는 CO dehydrogenase 내부에 크게 두 가지 터널이 있다고 가정하였는데 한 가지 터널은 CO/CO2를선택적으로 이송하는 터널이고, 다른 하나는 비선택적으로 산소 등이 통과되는 터널이라 가정하였다. 이중 산소가 이송되는 터널의 병목지점인 A559를 특정하고 이를 A559W로 치환함으로써 터널의 반지름을 기존 1.59A에서 0.57A으로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그림 3 참조). 이러한 하나의 돌연변이체는 극적으로 효소의 산소 안정성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응성은 감소하지 않고 도리어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현재 이 연구의 후속작으로 산소가 외부에서 들어가는 통로를 찾고 이를 추가로 막음으로써 공기 중에서조차 일정 기간 반응성을 유지하는 정도로 효소를 개량하는 데 성공하였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효소 터널 구조의 변경을 통하여 혐기성 효소를 호기성 효소로 전환시키는 것도 가능한 날이 오지 않을까 전망해본다.
4. 새로운 효소 이용 탄소고정화 경로 제시 (CO hydration)
우리나라의 철강산업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철강산업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철은 자동차, 조선산업 등 중화학 산업을 육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였다. 그런데 현재의 철강산업은 1톤은 철을 제조하는데 거의 2톤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에 산업계 부문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산업이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 그림 4에서 볼 수 있듯이 이산화탄소 외에 막대한 양의 일산화탄소 역시 부생가스에 포함되어 있는데 현재는 이를 연소시켜 열에너지를 회수하는 데 사용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모든 일산화탄소는 이산화탄소로 전환되어 대기 중으로 배출되고 있다. 다른 탄소자원에 비하여 막대한 양의 부생가스에 집약적으로 생산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여기에 포함된 탄소를 고정화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본 연구팀에서는 기존 자연계에서 선형적으로 존재하는 탄소고정화 경로에 영감을 받아, 생합성 경로를 역방향으로 이용할 경우 일산화탄소를 쉽게 개미산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하였다 (그림 5). 이 반응은 두 가지 효소로 이루어지며 외부의 에너지 투입이 필요 없는 자발적 반응이다. 상온, 상압, 중성 pH 조건에서 이러한 반응이 소개된 바 없어 본 연구진은 이 반응을 CO hydration (CO 수화반응)이라 명명하였고, 이를 촉매하는 효소를 CO hydratase라 명명하였다.
그렇지만 이 효소 반응은 두 가지 효소의 산화환원반응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전자를 두 효소 간에 원활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역할을 viologen 화합물이 역할을 하는데, 이 화합물과 효소 간의 친화도가 높지 않아서 반응속도가 낮은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효소와 viologen 화합물이 상호작용하는 지점을 알아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았다. 본 연구팀은 효소와 viologen 결합구조를 결정하였으며, 이 상호결합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효소를 개량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림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