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람 양성균의 펩타이드 항생제에 대한 내성 기작
Date 2017-10-09 20:33:33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494
주 황 수
교수
덕성여자대학교 프리팜메드학과
hwangsoojoo27@duksung.ac.kr

1. 서론
펩타이드 항생제 또는 항균 펩타이드(antimicrobial peptides, AMPs)는 거의 모든 생물종에서 생산되는 선천적 면역반응의 주요 인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펩타이드 항생제는 적게는 6개에서 많게는 100여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α-helix, β-sheet 등 다양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α-helix 구조를 가지고 있는 펩타이드 항생제들의 경우 친수성/소수성 아미노산 잔기의 선택적인 배열에 의해 3차 구조상 한 쪽 면은 친수성, 반대쪽 면은 소수성 잔기들이 분포하기도 한다. 이와같은 양친매성(amphipathic) α-helical 펩타이드 항생제의 경우 계면활성제와 같은 특성을 지니기도 하며 이는 펩타이드 항생제의 다양한 작동 방식(mode of action)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그림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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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A) 인체 유래 펩타이드 항생제 LL-37의 3차 구조. 소수성 잔기의 위치가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다[1]. (B) LL-37의 helical wheel projection. 아미노산 곁사슬의 전하에 따라 양전하(파란색), 음전하(빨간색), 극성(흰색), 소수성(회색)으로 표시되어 있다[2]. (C) 펩타이드 항생제의 다양한 작용 기작[3].

 

대부분의 펩타이드 항생제의 알짜 전하가 양전하를 띠는 것도 음전하를 띠는 미생물의 생체막과 결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이 펩타이드 항생제는 주로 미생물의 세포막에 작용하여 기공을 만들거나 세포막을 와해하여 미생물의 사멸을 유도하는 기작이 많이 알려져 있으나 핵산이나 단백질에 작용하여 미생물의 생장을 저해하는 기작도 알려져 있다[4].
최근 그람 음성균에 대한 최후의 항생제 중 하나로 여겨지는 콜리스틴(colistin)에 대한 내성 유전자 mcr (mobilized colistin resistance)의 출현에 대한 보고가 전 세계적으로 줄을 잇고 있어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그런 콜리스틴 역시 폴리마이신이라는 펩타이드 항생제의 하나이고 mcr 역시 후술할 다른 미생물에서 이미 알려진 내성 기작과 비슷함을 생각할 때, 미생물의 펩타이드 항생제 내성 기작에 대한 연구는 그 중요성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이에 본 글에서는 펩타이드 항생제에 대한 미생물, 그 중에서도 특히 그람 양성균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내성 기작에 대한 연구 동향을 그 기작의 능동성 정도에 따라 다소 수동적인 감지나 회피로부터 분출이나 분해와 같은 보다 능동적인 순서로, 즉 펩타이드 항생제의 감지, 세포표면 변화를 통한 회피성 기작, efflux pump에 의한 분출, 단백질 가수분해 효소에 의한 분해의 순서로 소개하고자 한다.

 

2. 펩타이드 항생제 감지에 대한 연구


미생물들은 효율적인 에너지의 사용을 위해 펩타이드 항생제에 대한 내성 기작을 평소에는 작동하지 않다가, 필요할 때에만 작동한다. 이 때 외부의 펩타이드 항생제에 대한 위협을 인지하고 내성 기작을 작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조절인자들이 존재하는데 이를 펩타이드 항생제 센서라 한다. 그람 음성균에 비해 그람 양성균의 펩타이드 항생제 센서는 다소 늦게 발견되었는데 전통적인 two-component 시스템이 아닌 하나의 단백질이 더 관여하는 three-component 시스템으로 밝혀졌다[5]. Antimicrobial peptide sensor (Aps)라고 명명된 이 감지 장치는 인체 피부에 공생하는 포도구균의 하나인 Staphylococcus epidermidis 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는데 membrane-bound sensor kinase (ApsS),DNA-binding response regulator (ApsR), 그리고 아직 기능이 알려지지 않은 3번째 단백질 ApsX로 이루어져 있다. 세 단백질 모두 펩타이드 항생제의 인지에 이은 내성 회피 기작 유전자 조절에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5]. 이 Aps 시스템은 이후 소개하게 될 미생물 세포벽, 세포막 구성 성분의 변화를 통한 AMP 회피 기작은 물론 AMP efflux pump 등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6]. 최근의 연구에서는 Aps 시스템과 AMP efflux pump의 하나인 VraFG의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을 통해 협력하여 AMP 인지와 내성 기작을 조절한다는 보고가 있기도 하는 등 [7] 관련 연구가 활발하다. Staphylococci의 Aps 이외에도 Bacillus anthracis 나 Streptococcus pneumoniae, Listeriamonocytogenes 등 다른 그람 양성균에서도 주로 병원균을 중심으로 AMP 인지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3. 펩타이드 항생제 회피를 위한 세포표면 변화에 대한 연구


그람 양성균의 세포 표면의 가장 바깥쪽에는 특유의 두꺼운 세포벽과 함께 teichoic acids (TA)라는 인산과 글리세롤 혹은 리비톨로 구성된 생체고분자가 존재하는데, 세포벽 구성 성분의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그 양이 많다. TA를 이루고 있는 주요 구성 성분인 인산으로 인해 알짜 음전하를 띄게 되고, 이는 주로 알짜 양전하를 띠는 펩타이드 항생제를 끌어당기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에 Staphylococcus aureus 를 비롯한 그람 양성균들은 TA의 뼈대를 이루는 글리세롤이나 리비톨의 free hydroxyl기에 알라닌을 도입하여 알라닌 아민기의 양전하로 TA 전체의 알짜 음전하를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펩타이드 항생제의 정전기적 인력을 저하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8]. 최근에는 이 TA 알라닌화에 관여하는 dltABCD 오페론이 세포벽 밀도 증가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이 Group B Streptococcus 연구 결과에서 새롭게 밝혀져 dlt 오페론의 펩타이드 항생제 내성에 대한 복합적인 기작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9].
세포 표면을 이루는 또 하나의 요소인 세포막에서도 세포벽 성분 변화와 비슷한 기작을 통해 펩타이드 항생제의 접근을 감소시키는 현상이 보고되어 있다. 바로 MprF(multipeptide resistance factor)에 의한 아미노산 라이신의 도입인데, 세포벽의 경우에서와 마찬가지로 양전하를 띤 라이신의 도입에 의해 전체적인 세포막의 음전하를 감소시켜 펩타이드 항생제의 인력을 감소시킨다[10]. Staphylococcus 를 비롯한 그람 양성균의 주요 세포막 구성성분인 phosphatidyl glycerol (PG)과 cardiolipin으로도 알려져 있는 diphosphatidylglycerol (DPG)의 음전하를 띤 머리 부분에 라이신이나 알라닌을 도입하는 방식인데 많은 Staphylococcus, Bacillus, Listeria 등 많은 그람 양성균에서 MprF의 존재가 보고되었으나 streptococci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11].
서론에서 언급했던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콜리스틴 내성 기작도 그람 음성균 표면의 음전하를 줄이는 기작이었고, 정전기적 인력을 감소시키는 단순한 방법으로 큰 효과를 보는 방법인 만큼 앞으로도 관련 분야의 신규 기작 발견 등 많은 후속 연구가 기대되고 있다.


4. 펩타이드 항생제 분출, 분해에 대한 연구


그람 양성균의 펩타이드 항생제 분출 efflux pump는 BceAB 타입 ABC (ATP-binding cassette) transporter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으며, S. aureus, Bacillus subtilis, S. pneumoniae, L. monocytogenes 등 다양한 그람 양성균들에서 보고된 바 있다. 보통 BceAB 타입 transporter가 한 두 종류의 펩타이드 항생제에 대해 활성을 가지는 반면에 S.aureus 의 BceAB 타입 transporter인 VraFG는 인체 유래 펩타이드 항생제인 LL-37, HBD-3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펩타이드 항생제에 대한 내성에 관여한다[6]. 또한 전술한 바와 같이 VraFG를 포함하는 BceAB 타입 transporter들의 경우 AMP 감지 시스템과 함께 작동하기도 하는 등 transporter 본연의 기능 이외에도 다양한 조절 능력 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요구된다고 보인다.
펩타이드 항생제에 대한 미생물의 또 하나의 능동적인 내성 기작인 단백질 가수분해에 의한 펩타이드 항생제의 분해는 단순하면서도 어쩌면 가장 직접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우리 몸에서 소화되는 안전성으로 인해 식품 보존제로도 쓰이는 펩타이드 항생제(예, Lactococcus lactis 가 생산하는 nisin)의 장점이 이 경우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는 셈이다. 그람 양성균에서 알려진 펩타이드 항생제 가수분해 효소는 staphylococci의 aureolysin, SepA, V8 protease, Group A Streptococcus 가 분비하는 SpeB 등이 인체 유래 펩타이드 항생제 LL-37,beta-defensin 등을 분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6]. 그 밖에도 Enterococcus faecalis 가 분비하는 단백질 가수분해효소도 LL-37을 분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처럼 LL-37이 유독 단백질 가수분해에 더 취약한 이유는 특유의 선형 구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12]. 이황화결합(disulfide bond)등에 의해 구조가 더 안정적인 defensin, HNP (human neutrophil peptides) 등은 상대적으로 단백질 가수분해에 의한 내성 기작에 대한 저항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12]. 이에 가장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단백질 가수분해에 의한 내성 기작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펩타이드 항생제 구조 안정화에 대한 연구도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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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그람 양성균의 펩타이드 항생제 내성 기작 


5. 결론 및 전망


살펴본 바와 같이 펩타이드 항생제에 대한 내성 기작은 대체로 특정 펩타이드에 기질특이적이지 않은 보편적인 작용방식을 보인다. 미생물 세포 표면에 양전하를 띠는 물질을 도입하여 전체 표면 알짜 전하의 변화를 꾀한다던지 단백질이나 펩타이드는 대부분 분해할 수 있는 단백질 가수분해 효소의 이용이 바로 그러한 좋은 예일 것이다. 심지어 그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기질특이성을 보이는 transporter 단백질 마저도 외부에서 침입한 펩타이드 항생제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이나 주변에 다른 공생 미생물들이 생산하는 펩타이드 항생제, 항균 물질 등을 자가 면역 시스템의 일환으로 분출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사실들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사실 펩타이드 항생제에 대한 내성 기작은 우리가 화학합성 항생제의 남용으로 촉발시킨 미생물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부자연스러운 항생제 내성 기작과는 달리 어쩌면 미생물 고유의 자연스러운 생리작용의 일부일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아직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세포막 유동성의 변화나 숙주의 다른 물질이 펩타이드 항생제 활성이나 미생물의 내성 기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등을 통해 미생물 생태 전반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때 한 차원 다른 항생제의 개발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울러 그람 양성균과 음성균 각각에 특이적인 구성물질, 예를 들면 teichoic acid나 LPS(lipopolysaccharide) 등을 이용해 각각에 특이적인 항생제의 개발, 또는 기존 항생제와 펩타이드 항생제의 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에 대한 연구들도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언젠가는 antibiotic apocalypse라는 말을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하며 글을 마친다.


참고문헌
1. Thivierge K, Cotton S, Schaefer DA, Riggs MW, To J, Lund ME, Robinson MW, Dalton JP, Donnelly SM. 2013. Cathelicidin-like helminth defence molecules (HDMs): absence of cytotoxic, anti-microbial and anti-protozoan activities imply a specific adaptation to immune modulation. PLoS Negl Trop Dis. 7(7):e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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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Nguyen LT, Haney EF, Vogel HJ. 2011. The expanding scope of antimicrobial peptide structures and their modes of action. Trends Biotechnol. 29(9):464-72.
4. Brogden KA. 2005. Antimicrobial peptides: pore formers or metabolic inhibitors in bacteria? Nat Rev Microbiol. 3(3):2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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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Joo HS, Fu CI, Otto M. Bacterial strategies of resistance to antimicrobial peptides. 2016. Philos Trans R Soc Lond B Biol Sci.371(1695). pii: 20150292.
7. Falord M, Karimova G, Hiron A, Msadek T. 2012. GraXSR proteins interact with the VraFG ABC transporter to form a fivecomponent system required for cationic antimicrobial peptide sensing and resistance in Staphylococcus aureus. Antimicrob Agents Chemother. 56(2):1047-58.
8. Peschel A, Otto M, Jack RW, Kalbacher H, Jung G, Götz F. 1999. Inactivation of the dlt operon in Staphylococcus aureus confers sensitivity to defensins, protegrins, and other antimicrobial peptides. J Biol Chem. 274(13):8405-10.
9. Saar-Dover R, Bitler A, Nezer R, Shmuel-Galia L, Firon A, Shimoni E, Trieu-Cuot P, Shai Y. D-alanylation of lipoteichoic acids confers resistance to cationic peptides in group B streptococcus by increasing the cell wall density. 2012. PLoS Pathog.8(9):e1002891.
10. Peschel A, Jack RW, Otto M, Collins LV, Staubitz P, Nicholson G, Kalbacher H, Nieuwenhuizen WF, Jung G, Tarkowski A, van Kessel KP, van Strijp JA. 2001. Staphylococcus aureus resistance to human defensins and evasion of neutrophil killing via the novel virulence factor MprF is based on modification of membrane lipids with l-lysine. J Exp Med. 193(9):1067-76.
11. LaRock CN, Nizet V. 2015. Cationic antimicrobial peptide resistance mechanisms of streptococcal pathogens. Biochim Biophys Acta. 1848(11 Pt B):3047-54.
12. Peschel A, Sahl HG. 2006. The co-evolution of host cationic antimicrobial peptides and microbial resistance. Nat Rev Microbiol.4(7):52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