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BB 그리고 나
Date 2019-10-04 22:52:07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13
박정극
동국대학교 화공생물공학과/의생명공학과 명예교수
한국생물공학회 제 13대 회장

한국생물공학회 회원 여러분!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거의 30년 가까이 근무한 동국대학교에서 정년퇴임을 한지 마침 오늘이 꼭 만 3년이 되는 날 이라서 지면을 통해 회원님들께 인사를 올리게 되어 다소 감회가 새롭습니다.
다시 한번 돌이켜보니 ① 학교에서의 교육, 연구, 행정, 봉사 활동 ② 학회 활동 ③ 정부기관이나 AFOB 등의 단체활동 ④ 가족과의 활동 등으로 제 나름대로는 너무나 정신 없이 바쁜 일정에 쫓기면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각자가 교육을 받고 졸업한 학교를 모교(母校)라고 부릅니다.
저에게 동국대학교는 아버지 학교 (父校) 입니다. 제가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고 봉급을 받고 가족을 부양하고 커리어를 쌓도록 베풀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종교적으로는 불교에 대해서 전혀 문외한이었던 저를 불문에 들어서 불도를 닦을 수 있는 가르침과 기회도 주었습니다. 언제나 생각해도 그립고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마치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할 때처럼 말입니다. 항상 제자들과 동료 교수님들의 도움과 따스한 마음이 고맙고 그립습니다.
제가 연구내용을 발표하고 논문지에 실어 개인적인 명예를 쌓을 수 있게 해준 학회들이 몇 개 있습니다. 그 중 한국화학공학회는 아버지학회(父學會), 한국생물공학회는 어머니학회(母學會), 한국조직공학재생의학회는 이모학회(姨母學會)라고 생각합니다.
생물공학의 초심자를 너그러이 받아주어서 깊지 않은 내용의 연구를 발표하고, 학회지에 실어 주고 국내외에서 인적·물적 교류를 하게 해 주신 한국생물공학회를 생각하면 마치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신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듯 항상 그립고 고맙습니다. 요즈음도 어쩌다 교수님들과 회식을 하고 노래방을 가면 이미자 선생님의 ‘그리움은 가슴마다’를 불러 보곤 합니다. 술이 좀 과한 날은 이 노래를 부르면 눈시울이 젖어 올 때도 가끔 있곤 합니다.
한국조직공학재생의학회는 많은 활동은 못 했지만 저의 인체세포 및 조직공학 연구와 활동을 심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기회를 준 학회입니다. 항상 고맙고 더 많은 기
여를 못해서 송구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마치 자주 찾아 뵙지 못하는 이모님께 죄송스러울 때의 마음입니다.
화학공학의 큰 물결을 일으켜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부강할 수 있게 이끌어 준 한국화학공학회는 저의 인생에 큰 틀을 제시하고 항상 앞장서서 솔선 수범 묵묵히 살아가신 어렵고도 고마운 아버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젊은 나이에 열정을 다해 활동을 했던 생물화공부문위원회는 항상 그리운 피를 나눈 형제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여름 겨울 방학이면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산과 바다에서 가족 같이 뒹굴던 때가 매우 그립고 모두에게 고맙습니다.
‘젊었을 때는 꿈을 먹고 살고 늙으면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조금씩 실감이 납니다. 추억을 떠올리고 과거를 회상하면서 때로는 후회하고, 웃음짓고, 눈물짓는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을 퇴임 3주년의 토요일 아침,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 봅니다.
생물공학 입문 강의의 첫 시간에 항상 학생들에게 가르친 ‘생물공학의 목표’ 또는 ‘생물공학자의 역할’이 생각 납니다. 지구 인류의 ① 식량문제, ② 질병문제, ③ 환경문제, ④ 에너지 및 자원문제로 청정하고 원만하게 항구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나름대로는 질병문제의 해결에 조금이나마 기여를 해보려고 노력 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연구현장을 떠나서 항상 아쉽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부디 한국생물공학회의 후배 회원님들은 열심히 노력하셔서 원하시는 분야에서 많은 기여를 하시기 바랍니다.
저에게 변치 않는 진실은 ‘KSBB는 나의 어머니학회’ 였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러하다는 겁니다.
“KSBB! 영원하라, 영원하라, 영! 원! 하! 라!”. 완샷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