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MS 2019 8th Congress of European Microbiologists 참관기
Date 2020-08-03 18:10:42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309
김빛나
박사과정
전북대학교 화학공학부
smile1617@jbnu.ac.kr

Congress of European Microbiologists-FEMS 2019는 유럽에서 2년에 한번 개최되는 미생물 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를 소개하는 회의이다. 항균제 내성, 환경오염, 병원성 질병의 출현, 미생물 총 군집 등의 현재 직면하고 있는 세계적인 미생물 관련 연구 개발에 대한 연구 공유가 이루어지는 학회로 공부할 거리가 꽤나 많았다. 필자의 연구실의 연구 분야인 Saccharomyces cerevisiae 내에 존재하는 세포소기관 활용기술 개발은 유럽 국가에서도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본 학회에서도 FEMS yeast research symposium이 따로 마련될 정도로 효모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관련 분야의 최신 연구 정보를 직접 접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유럽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을 가지고 지난 7월 스코틀랜드 (Scotland)의 글래스고 (Glasgow)에서 개최되는 FEMS 2019 8th Congress of European Microbiologists에 참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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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Glascow SEC centre에서 개최된 FEMS 2019 8th Congress of European Microbiologists (좌측부터 전북대학교 화학공학부 최우일 학생, 민지호 교수님, 김빛나 학생, 전경찬 학생)


FEMS, Federation of European Microbiological Societies는 1974년에 13명의 미생물 학자에 의해 설립되어 현재 미생물학 전 분야에 걸쳐 38개국에서 53개의 회원국으로 구성된 연합을 형성하고 있으며, 약 30,000명 이상의 전문 미생물학자를 가진, 유럽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규모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학회이다. 2년마다 개최되는 학회는 2019년 7월 7일에서 7월 11일까지 4박 5일 동안 스코틀랜드의 상공업의 중심지이자 항구도시 글래스고의 SEC Centre에서 개최되었다. FEMS는 세계 최고의 과학전문가들을 한데 모아 미생물학 관련 지식을 공유하고, 최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전 세계의 과학적 협력을 촉진 및 강화하고자 하며, 이를 활용해 초기 경력의 과학자 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는 Pascale Cossart (Professor and Head of Bacteria-Cell interactions Unit at the Institut Pasteur, France), Bernhard Hube (Professor and Chair for Microbial Pathogenicity at the Friedrich Schiller University of Jena, Germany), Toby Kiers (University Research Chair, Professor of Mutualistic Interactions, Netherlands), 이상엽 (Distinguished Professor and Dean of KAIST, South Korea), Andy Waters (Professor & Director of Welcome Centre for Molecular Parasitology, University of Glasgow, United Kingdom)등 각 분야의 대표 연구자들이 기조연설을 했다. 특히, 2014년 세계 최고 응용생명과학자 20인에 선정된 이상엽 교수님의 발표를 해외학회에서도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고 다양한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 균주 개발에 대한 분자생물공학을 활용한 여태의 대사 공학연구 예들은 세포소기관 활용을 위한 기술 개발에 응용하는 데 큰 공부가 되었다. 학회 세션의 주요 주제는 다음과 같다.


▷ Biotechnology / Synthetic Biology / Systems Biology
▷ Virology
▷ Pathogens / Pathogenicity
▷ Mycology
▷ Genetics / Genomics
▷ Environmental Microbiology / Microbial Ecology / Microbial Communities
▷ Taxonomy / Systematics
▷ Education / Professional Development / Policies
▷ Physiology / Biochemistry / Molecular Microbiology
▷ Food Microbiology
▷ Applied Micro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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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University of Tuebingen의 Nadine Ziemert 박사의 발표 모습


이러한 여러 주제에 중 마이크로바이옴 (microbiome)이란 키워드는 어느 분야에서나 등장했던 것 같다. 특히 토양, 대기 등 미생물이 생존할 수 있는 곳에서의 미생물 군집의 형태와 그에 대한 분석 결과 뿐 아니라 인체 또는 식품에서의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통한 질병 관리 및 개선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바이러스, 병원성 박테리아 등 질병 유발물질에 대한 내성 극복 및 신규 약물 동정에 관한 세션에서는 방선균에서의 약물 동정 계산 툴, 항생제 개발의 우선순위를 위한 패턴 정리 등의 빅 데이터를 이용한 신규 약물 개발 시스템에 대한 내용 또한 인상 깊었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진화된 차세대 시퀀싱 방법을 통해 축적된 DNA 서열 데이터는 지놈 마이닝을 이용해 유망한 2차 대사산물의 검출 및 예측을 위한 중요한 도구가 되었고, 천연물 기반 약물 발견을 혁신적으로 이끌었다. 이에 따라 발표자는 2차 대사산물의 진화에 기초하고 새로운 자동 합성 유전자 클러스터의 빠른 자동식별 및 검사에 사용할 수 있는 전산도구를 소개하며 이를 이용하여 방선균에서의 유용 천연 화합물 대사 생산을 발표했다. 이 밖에도 현재까지 구축된 미생물 유전정보 및 예측되는 대사산물에 관한 데이터 세트로 신규 화학 산물 및 생물 활성에 대한 우선순위를 두고 접근하는 방법을 제시한 발표도 있었다. 이러한 발표들은 연구자들이 모은 생물학적 데이터의 빅 데이터화 그리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세계 각지의 여러 미생물 관련 연구자들이 참석하는 학회였던 만큼 참가자들의 Oral 및 Poster presentation을 통해 많은 데이터와 견해를 접할 수 있었다. 평소 개인 실험 주제에만 집중했던 필자는 학회의 많은 연구자들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연구주제와 결과를 분석하면서 생물분야의 광대함과 넓은 응용분야를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고 본인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글래스고는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에든버러 (Edinburgh)의 클라이드강 (River Clyde) 하구에 있는 항구도시로, 교역의 중심지로 광범위한 교통 네트워크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면에서 많은 미생물학 전문가들이 모여 지식을 공유하기에 적합하며, 8th Congress of European Microbiologists의 목표에 부합하는 도시라는 생각을 했다. 스코틀랜드의 수도는 에든버러이지만 도시규모 제 1의 도시인 글래스고는 일찍부터 상공업이 발달하여 꽤 모던한 느낌도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잘 유지하고 있으며, 박물관과 미술관이 많이 있어서 스코틀랜드의 예술 중심지로 불린다고 한다. 믿기지 않겠지만 위도가 높은 탓에 7월 스코틀랜드의 낮 시간은 굉장히 길어 하루 24시간 중 18시간이 낮이다. 4시 30분에 뜨고 저녁 10시에도 지지 않는 태양 덕분에 하루를 지내는 느낌이 굉장히 생소했으며, 도시 중심지에서는 저녁인데도 불구하고 낮술을 즐기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모습의 시민들이 많이 보였다. 이렇듯 스코틀랜드의 저녁이 짧은 점과 학회 일정이 여유로운 첫날을 이용하여 글라스고의 중심지를 투어 해 보기도 하고 글래스고만의 음식도 즐기면서 스코틀랜드의 문화를 느껴보기도 했다.

유럽엔 각 도시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나 예술가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글래스고엔 스페인의 가우디와 같이 아르누보를 이끈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찰스 레니 매킨토시 (Charles Rennie Mackintosh)가 있다. 매킨토시는 생전에 글래스고에서 활동을 하고 많은 작품을 이곳에 남겨두었는데, 그 중에 유명한 The light house는 현재 글래스고 건축, 디자인센터로 사용되고 있어 매킨토시의 디자인 이외에도 스코틀랜드의 건축 디자인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곳에선 나선형의 계단을 오르면 글래스고의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을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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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The light house 내부 매킨토시가 디자인한 나선 첨탑과 탑에서 본 글래스고 전경


글래스고 시내를 걷다 보면 중후한 유럽의 성당 느낌이 충만하며 세월의 멋스러움을 지닌 글래스고 대성당 (Glasgow Cathedral)을 볼 수 있다. 글래스고의 수호 성인 세인트 먼고 (St. Mungo)의 이름을 딴 ‘세인트 먼고 성당’이라고도 불리는 이 성당에서 필자는 중후한 웅장함에 반하고, 내부의 고색창연한 스테인드글라스에 또 한 번 반했다. 성당 내부엔 세인트 먼고가 일으킨 기적에 얽힌 새, 나무, 종, 물고기에 관한 디자인이 있어 찾아보는 즐거움 또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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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글래스고 대성당 외부와 내부 모습들

이번 학회를 정리하면서 느낀 것은 Microbiome을 주제로 많은 양의 가시적인 연구결과들을 내놓았고 이를 활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는 것이었다. 또한 AI를 활용한 미생물 활용 신약 선별이나 대사공학 시뮬레이션 등 인공지능을 융합한 연구들 또한 무게 있게 다루고 있었다. 효모나 대장균에 대한 전통적인 미생물 분자생물공학에 관한 주제들도 놓치지 않아 미생물 분야의 A to Z를 토론하는 학회였다. 이번 학회참석을 통해 보다 넓은 연구 견문을 익히고 깊은 학습을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