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Date 2020-10-20 01:32:27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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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바이오 시대를 기다리며 - 김인호 (충남대학교 응용화학공학과 명예교수 / ihkim@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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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전환기로서의 정년퇴임을 맞이하여 간단한 소감을 써 봅니다. 1983년부터 1992년 엘지 바이오연구소 9년과 충남대학교 화학공학과 28년 직장생활을 무사히 잘 보낸 후 드는 생각은 감사함입니다. 비록 공식적으로 퇴임을 공표하는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바이오 전공 학자로서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였고 일을 즐겁게 하였다는 것은 감사할 일입니다.

코비드19 (Covid19, Corona Virus Disease) 전염병 시작과 겹치는 2020년 2월의 정년퇴임 시간은 사람과의 만남을 차단하며 퇴임식, 정년기념 행사가 모두 연기되었습니다. 지금도 비대면이라는 단어가 곳곳에서 사용되며 연기된 행사는 사실상 무산 되었습니다. 비대면이 가져올 앞으로 사회 변화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퇴임 후 명예교수로서 첫 학기 강의를 한 번도 학생들 보지 않고 인터넷을 통한 강의를 하며 사람을 보고 대화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임을 깨닫습니다. 공학수학 강의 내용을 파워포인트로 소리로 잘 전달할 수는 있지만 학생들 표정에서 이해도를 느낄 수 없으니 답답하였습니다. 비대면 강의 도구들인 줌이나 구글 미트와 같이 쌍방으로 소리 영상을 전달하는 강의 도구가 있지만 이는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게 합니다. 교수와 학생들이 눈을 마주보며 강의 내용을 공감하는 분위기를 서로 공유하는 대면 강의가 필수적임을 생각해 봅니다. 학교의 비대면 악영향이 정치 경제 안보 모든 부문에서 역시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모두 아실 것입니다. 사람이 만나지 않으니 장사가 안되고 해외여행이 중지되어 여행사 호텔이 망해가고 수출이 줄어듭니다. 마스크 써야만 외출할 수 있는 이 상황은 화성의 우주기지에서 우주복을 입어야만 나갈 수 있는 영화를 떠오르게 합니다.

바이오 경제가 부각되는 이 시점입니다. 우리나라 코비드 진단키트가 잘 수출되어 외국에서 K-방역이라는 용어가 사용되며 코로나 백신을 국내 바이오 기업이 위탁생산 (CMO, contact manufacturing organisation)한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언론에 면역, PCR 진단법, DNA 백신과 같은 전문 바이오 용어가 등장합니다. 백신의 다양성에 대해서 필자도 다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항체 백신, mRNA 백신, DNA 백신과 같은 전문적 백신 내용을 Wikepidia를 통해 접하였습니다. 그와 함께 코스닥에 올라온 바이오 기업의 시가 총액에 대한 기사도 읽었습니다. 기사에 나온 LG 연구소 시절 알던 분들의 활약도 바이오 경제의 도래를 알립니다.

현재의 바이오 기술은 과거의 바이오 기술과 연결됨을 알게 됩니다. 필자의 연구 여정을 돌이켜 보면 KAIST 대학원 시절 한외여과 (Ultrafiltration), 전기투석 (Electrodialysis) 막 분리 기술을 공부하고 실험하였고 인공막과 세포막의 차이점을 이해하였습니다. 코비드의 표면 단백질이 사람세포 표면에 결합하는 기전은 친화성 막분리나 친화성 크로마토그래피 기술과 연결됩니다. 코비드 백신은 표면단백질이 세포막과 결합하는 것을 차단하는 물질입니다. 효소고정화 반응기를 실관 한외여과막을 사용하여 개발하며 박사과정을 보냈고 포스트닥터로 미국에서 항생제 실관 반응기에서 연구하며 효소와 미생물의 생물반응기가 바이오 산업에서 중요 분야가 될 것임을 이해하였습니다. 1983년 귀국하여 럭키중앙연구소 유전공학연구부에서 근무하며 재조합단백질의 발효와 재조합단백질의 분리 정제에 대해 첨단 분야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주)럭키가 엘지그룹으로 되면서 연구원의 이름이 여러 번 바뀌고 담당 연구업무도 변화가 있었지만 엘지 생명공학연구소에서의 재조합 효모의 발효가 주 업무가 되었습니다. 파이롯 발효기 도입을 위해 유럽을 여러 번 출장 다니며 발효 후 하부공정 (Downstream)에서 필요한 파이롯 규모의 원심분리기, 막 분리 장치와 크로마토그래피 장비들도 도입하며 분리 정제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습니다. Pharmacia, Chemap, Alfa Laval, Amicon 등의 제조사 이름들이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재조합효모로부터 재조합 간염백신, 사람성장호르몬, 지엠 콜로니 자극인자의 발효, 분리와 그것들의 품질관리 (QC, Quality Control)에 대한 지식도 Product Manager로서 활동을 하며 획득하였습니다. QC 항목에 효소면역분석법 (Enzyme Linked Immunoassay, ELISA), HPLC 분석도 포함되어 충남대로 전직한 후에도 이 기술들이 잘 사용되었습니다.

회사연구소에서 재조합단백질의 샘플 생산은 즐거운 일이었지만 의약 단백질로서 임상허가, 완제품 허가는 길고 긴 여정이었습니다. 의약품 개발의 경험이 없었던 국내 기업인 엘지 그룹이 비록 대기업이었지만 투입된 연구자금을 회수하는 데 15여년 세월의 기다림이 어려웠을 것입니다. 한 세기 기업연구소 재직 후 1992년 충남대 화학공학과로 전직해서 제품 개발의 압박에 벗어나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충남대에서 뉴스로 접하는 엘지의 의약품개발은 우여곡절이 많아 팩티브 저분자 유기화합물 의약품 개발로 연구 전환, 중소 제약사 인수, 생명공학 사업부 분사와 합병 등 굽이굽이 강물의 흐름이 있었고, 지금은 2000년대 연구원들의 엘지 연구소 퇴사 후 세운 바이오 벤처 회사들이 코스닥에 상장하며 빛을 보고 있습니다. 대규모로 바이오시밀러 단백질을 생산하는 셀트리온이나 삼성 바이오로직스 회사들도 오래전 2006년 생물공학 심포지움에서 공장시설을 도입하는 것을 주제로 발표하였는데 지금에야 국제적으로 유명한 CMO공장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바이오산업은 주기가 긴 산업임을 보여줍니다.

충남대에서 수행한 연구는 전 직장에서 배운 바의 혜택입니다. HPLC 기술은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의 한 부분으로, 대학에서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의 이론적 연구 그리고 전산모사하기 좋은 공정입니다. 또 바이오 공정의 일반적 전산모사 연구로 확장했습니다. 크로마토그래피 이론의 일부인 편미분방정식의 전산모사를 위해 도구로서 MAXIMA, ASPEN을 사용하였고 2000년대 연속식 크로마토그래피 공정인 SMB (Simulated Moving Bed)의 연구로 10여년 인하대 ERC BSEP (Engineering Research Center, Bioseparation Engineering Process)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장기간 연구 지원의 혜택을 누려 감사한 일입니다. 바이오 공정에는 바이오 장치와 물질이 동반됩니다. SMB 장치의 설계와 조립 후 실험하며 자동화의 필요성을 느꼈고 분리 물질로 키랄 화합물인 케토프로펜, 이부프로펜, 록소프로펜을 다루며 저분자 유기 의약품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키랄화합물이 속한 저분자 유기화학 의약품은 매출이 커 시장성이 높습니다. 바이오의약품은 고분자로 사람성장호르몬, 인터페론, 백신, 사이토카인으로 자금력이 있는 소수 의약기업에서만이 장기간 기초연구, 독성 임상시험, 마케팅의 장애물을 넘어갈 수 있습니다. 기초 생물공학 기반과 샘플생산 후 의약 완제품 개발의 위험성을 타개할 타 기업과의 제휴가 필수적인 분야입니다.

충남대에서 생물공학에서 화학공학 연구로 전환하며 학생들을 가르쳤던 것을 말하며 회고를 마치려합니다. 교육의 영역으로 생물공학과 화학공학의 융합이 필요합니다. 생물공학만으로 학생들의 취업이 어렵습니다. 국내에서 벤처를 제외한 생물공학 대기업의 수효는 적기 때문입니다. 학부에서 공학수학 전산개론 생물화학공학을 가르쳤습니다. 모두 생물공정 전산모사와 관련됩니다. 상미분방정식, 행렬, 편미분방정식, 매트랩 프로그래밍, 효소, 미생물반응기 생물반응 공학의 전산모사가 융합의 예가 되었습니다.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40년 연구 인생 - 지근억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 / geji@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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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체의 장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게 된 동기

1983년에 미국의 루이지애나 주립대 미생물학과에서 유전공학 연구를 하던 중 사람의 장내에 수백조개의 균들이 살고 있어서 장 건강은 물론 인체의 면역, 암발생, 노화, 비만, 정신 건강 등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데 정작 이들 장내세균에 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는 미개척 분야임을 깨닫게 되어 1989년 한국에 교수로 부임하자마자 한국인의 장내세균을 연구하게 되었다. 특히 비피더스는 모유 섭취아의 건강을 지키는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고 평생 동안 장내에서 면역조절과 다양한 질환에 대한 방어능력을 갖고 있는데 반하여 이유식 이후 노령화 과정까지 계속 숫자가 감소하고 배양이 어려워 산업화도 미진하였기 때문에 특히 비피더스 연구와 개발에 전념하였다. 장내세균 분야는 최근에는 장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로 발전하여 질병 치료제로서도 개발이 되고 있고 빌게이츠 등은 21세기 차세대 핵심 부가가치 산업으로 제시하였다.

 

2. 연구 개발 실적

한국인의 연령별 장내세균을 규명하였고 특히 한국인 유래의 우수 핵심 비피더스 균주인 BGN4, BORI 등을 개발하여 다양한 인체적용시험에서 좋은 효과를 검증하였다. 삼성병원과의 공동 연구에서는 유아의 아토피를 줄여 주었고 세브란스 병원에서는 로타바이러스 설사증이 감소하는 등 유아기에 자주 앓는 병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는 유산균이 과민성 장증상을 줄인다는 결과를 얻었다. 고려대학교 병원에서는 신장투석환자의 염증 면역조절 능력을 상승시키는 연구를 통해 질환 치료에도 효과가 좋다는 사실을 밝혔고 이탈리아 Palermo 대학교 병원에서는 궤양성대장염 치료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외에도 65세 이상 노인이 인지 기능 및 우울감 개선, 다양한 면역 지표가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1) 유아들의 아토피 발생 감소 - 삼성병원

2) 로타바이러스 설사 증상 치료기간 단축 - 세브란스 병원

3) 과민성 장 증상 감소 - 서울대병원

4) 신장투석환자의 염증에 대한 면역 조절 - 고려대병원

5) 궤양성대장염 치료에 도움 – 이탈리아의 Palemo 대학병원

6) 65세 이상 노인 대상에서 기억력과 인지능력 개선, 우울증 증상을 감소 - 서울대학교

7)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전임상 개선 효과 - 카톨릭 성모 병원


지난 30 년간 인체에서 효과를 나타내는 비피더스균을 집중개발하며 약 250 편의 SCI급 논문과 약 100 건의 특허 실적을 통하여 기술력을 축적하였으며 약 100 명의 석박사를 배출하였다. 연구를 수행하며 논문 실적보다는 연구의 결과가 사회 경제적으로 활용하여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 ㈜비피도 창업과 기업 발전

1998년 9월 서울대 교수로 이직하고 1999년에 제자인 권빈 이사 및 박명수 이사와 ㈜비피도를 창업하였다. ㈜비피도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상용화 플랫폼으로서 BIFIDO Express Platform을 구축하였는바, 요약적으로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하여 수많은 후보균 중에서 생리활성 우수균을 선발하여, 안전성, 유효성 등을 체계적으로 평가한 후 산업화 스케일에서 대량생산하고 건강기능식품 GMP 및 자동화 포장 라인에서 완제품을 생산하는 일련의 과정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술들의 집합을 일컫는다. 2001년에 ‘지근억비피더스’라는 브랜드의 자체 개발 제품 판매를 시작하여 2002년부터 순이익을 얻어서 지금까지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비피도는 개발 제품의 판매에서 나오는 이익 창출뿐만 아니라 미래 유망 기술을 꾸준히 진행해 왔기 때문에 축적된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8년 12월 26일 코스닥 기술상장을 하였다. 창업당시 4명이었던 임직원의 숫자는 현재 80명으로 증가하였다. 국내에서의 제조 및 유통 기반을 다진 후 2007년부터 균주 및 제품 수출을 시작하여 2017년 무역의 날 대통령 표창, 2018년 무역의 날 300만 불 수출탑 수상, 2018년에 차세대 세계 일류 상품으로 선정되었다. 2019년을 기점으로 한국에서는 비피도가 유일하게 핵심균주인 BGN4, BORI, AD011 등에 대한 US-FDA의 GRAS/NDI 인증을 받아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여 글로벌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의 영유아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도 진출하기 위해 균주 등록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에 설립한 현지 법인을 통해 중국 내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비피도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비피더스 유전공학을 이용하여 세포 공장과 치료용 유전자 딜리버리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hEGF, hIL-10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대장균에서의 생산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현재 면역치료용 유전자 딜리버리 시스템과 대장암 타깃 유전자 딜리버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인체 유전자 분석 및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기술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며 그야말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기업 환경에서 앞으로 계속 고객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마이크로바이옴 1호 코스닥 상장기업으로서 기업 발전을 통한 사회 공헌에 이바지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다.

 

4. 후학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어떻게 보면 찰나적 짧은 인생을 사는 것이니 자신의 삶에서 정말 가치 있는 의미를 추구하길 바란다. 의미 없는 일상을 최소화하고 삶의 에너지를 즐기길 바란다. 겸손하기 바란다. 주위의 많은 분들에게서 배울 것들이 참으로 많고 지혜로운 분들이 많다. 겸손한 마음은 행복의 씨앗이 된다. 불리한 것들이 성공과 감사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하기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 계속 가난하다 보니 학비가 저렴한 서울대학교에 입학하는 동기가 되었다. 먹을 식량이 부족하여 영양 불량에 걸렸고 결핵 등 각종 질병에 걸려 고생을 하다 보니 건강과 생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가난

한 집안의 혼돈에서 오는 번뇌를 해결하고자 세상의 이치(진리)를 탐구하게 되었다. 결국, 부족한 것들 덕분에 풍요, 건강, 깨달음을 얻게 되어 크게 감사하는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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