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폐기물의 해결을 위한 재조합 효모의 개발 연구
Date 2020-10-21 01:42:12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1,079
김 수 린
교수
경북대학교 식품공학부
soorinkim@knu.ac.kr

2013년부터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한 후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가정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를 95%까지 재활용하는 음식물쓰레기 선진국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훨씬 더 많은 양의 음식물쓰레기가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서 식품의 가공 및 유통과정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폐기물 대부분은 과일과 야채류이다. 특히 과일류의 가공폐기물은 원물 중량의 50%가량이 발생하는 데다 (착즙 오렌지주스 1잔을 만들 때 보통 생오렌지 4개가 필요하다), 그 폐기물의 활용가치가 매우 낮다. 물론 과일에서 추출한 펙틴과 리모넨 (특히 감귤류)이 식품첨가물 또는 화장품·의약품 소재로 사용되기는 하나 그 수요량이 생산되는 과일폐기물 전량을 활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과일폐기물을 배합사료로 활용하는 것은 항영양소 성분의 함량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과일폐기물의 비료로서의 가치 또한 토양의 산성화가 우려 되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 결국, 과일폐기물은 매립을 통해 처리해야하는 골치 아픈 쓰레기 신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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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러한 식품폐기물 특히 버려지는 비상품 과일이나 가공폐기물들을 ‘업사이클링 (upgrade+recycling)’하는 아이디어가 미국 및 유럽 등지에서 실현되고 있다. 주로 비상품 과일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에게 연결해 주는 유통 서비스이 거나 가공폐기물을 에너지바 또는 반려견 사료 등으로 단순가공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또한 업사이클링 관련 스타트 업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와 환경적인 문제에 국내외 소비자들도 책임을 공감하고 제품의 선택으로 표현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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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식품폐기물 문제를 생물공학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까? 먼저 식품폐기물 중 국내에서 대량으로 지속적 으로 발생되는 감귤 가공폐기물 (감귤박)에 집중해 보자. 감귤박은 지난 20여년동안 대체에너지자원으로 연구해 온 lignocellulosic biomass (볏짚)와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다. 두 경우 모두 식품과 경쟁하지 않는 renewable, sustainable biomass가 될 수 있고, 그 구조에 cellulose, hemicellulose, lignin을 가지고 있다는 점까지는 동일하다. 그러나 감귤박에는 펙틴이라는 다당류가 cellulose보다 높은 함량으로 존재하고, 대신 lignin 함량이 매우 낮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는 기회임과 동시에 기술적 어려움을 내포한다. 먼저 lignin 함량이 매우 낮기 때문에 산 또는 염기 촉매를 이용한 고온 전처리 없이 pectinase, cellulase, hemicellulase의 효소 처리 만으로도 당화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볏짚은 불용성 식이섬유 (소장에서 분해되지 않는다 )이고, 감귤박은 수용성 식이섬유 (장내미생물에 의해 분해된다 )라는 점을 상기하면 그 차이를 이해하기 쉽다. 따라서 볏짚을 산 /고온 전처리 하는 동안 생성되는 당분해 산물 (HMF, furfural) 및 리그닌 분해물 (페 놀화합물)이 발효를 저해하는 문제가 감귤박에서는 없다고 봐도 좋다. 그런데 문제는 감귤박 유래의 펙틴이 cellulose나 hemicellulose와는 차원이 다르게 산업적으로 발효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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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과일 펙틴의 주요구성성분을 대사하는 산업용 효모를 대사공학적으로 개발하는 방법과 대표적인 발효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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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과일 펙틴의 galacturonic acid를 이용하여 bio-based nylon을 생성하는 방법.

 


펙틴의 구조는 크게 homogalacturonan과 heterogalacturonan으로 구성된다. 식물에 따라 그 두 영역의 비율이 다를 수 있는데, 공통적으로는 둘 다 galacturonic acid 를 구성단위로 하는 polymeric chain 을 기본골격으로 한다. 그런데 homogalacturonan은 methyl기 또는 acetyl기가 결합된 “smooth region”을 형성하는 반면, heterogalacturonan은 다양한 종류의 올리고당이 가지형태로 결합된 “hairy region” 을 형성한다. 특히 그 올리고당 가지를 구성하는 당은 주로 arabinose, galactose, rhamnose이고 그 비율은 식물마다 다르다. 첫번째 문제는 펙틴의 주요구성성분인 galacturonic acid 및 기타 당류가 산업용 미생물이 이용가능한 탄소원이 아니라는 것이고, 두번째 문제는 가장 주요한 성분인 galacturonic acid가 당이 아니라 유기산으로서 펙틴에서 분해된 methanol, acetate와 함께 미생물 생육 및 대사를 억제한 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최근 발표된 두 편의 논문을 통해 정리될 수 있다 (Jeong, et al., 2020; Protzko, et al., 2018). 펙틴과 이를 구성하는 galacturonic acid의 대사경로는 일부 유산균과 곰팡이로부터 찾아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곰팡이 유래의 경로를 산업용 효모 Saccharomyces cerevisiae 에 도입했을 때 기능적으로 발현되는 것이 확인되었으나 (1 g/L 미만 소비 ) 구성 유전자들의 발현 최적화, 해당 경로의 redox balancing, galacturonic acid import 등이 대사공학적 과제로 남아있다. 한 가지 전략은 위 그림과 같이 xylose 또는 arabinose와 같은 오탄당을 보조 기질로 공급하게 되면 galacturonic acid 의 세포 독성이 완화되고 동시 대사가 촉진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편 다른 펙틴 구성성분들 중 arabinose와 galactose의 대사경로 및 최적화 방법은 기존에 많이 연구되어 온 반면 (arabinose는 lignocellulose를 구성하 고, galactose는 marine biomass인 macroalgae의 주요 구성성분이기 때문이다), rhamnose 대사경로를 산업용 효모에 구현한 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다.

펙틴 유래 galacturonic acid는 이처럼 매우 발효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효소적 또는 화학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최근 bio-based nylon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adipic acid는 galacturonic acid로부터 효소 및 화학반응을 거쳐 매우 높은 효율로 생산될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되었다 (Protzko, et al., 2018). 먼저 galacturonic acid는 uronate dehydrogenase(UDH) 를 통해 mucic acid 로 전환되며, mucic acid 는 두 단계의 화학반응을 통해 adipic acid 로 전환된다. 효소반응의 경우 세포 안에서 NAD+의 원활한 공급을 통해 촉진될 수 있기 때문에 UDH를 발현하는 효모를 whole cell catalyst로 하여 glucose를 보조기질로 공급함으로써 효과적으로 mucic acid가 합성될 수 있었다. 또한 mucic acid는 dicarboxylic acid 의 일종으로 용해도가 매우 낮아서 쉽게 분리정제 되는 특성을 가짐으로써 산업적 실현가능성 이 높다.  

이처럼 과일 폐기물을 생물공학적으로 전환하는 기술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이다. 무엇보다도 pectin 및 과일박 유래 성분들을 생물공학적으로 유용하게 전환하는 방법이 다각화되어야 할 것이고, 최종적으로는 경제적으로 실현 가능한 공정들을 기반으로 과일 폐기물 기반 biorefinary를 제안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문헌
1. Martins, L.C., Monteiro, C.C., Semedo, P.M., Sa-Correia, I. 2020. Valorisation of pectin-rich agro-industrial residues by yeasts: potential and challenges. Applied Microbiology and Biotechnology, 104(15), 6527-6547.

2. Patsalou, M., Chrysargyris, A., Tzortzakis, N., Koutinas, M. 2020. A biorefinery for conversion of citrus peel waste into essential oils, pectin, fertilizer and succinic acid via different fermentation strategies. Waste Management, 113, 469-477.

3. Zema, D.A., Calabro, P.S., Folino, A., Tamburino, V., Zappia, G., Zimbone, S.M. 2018. Valorisation of citrus processing waste: A review. Waste Management, 80, 252-273.

4. Jeong, D., Ye, S., Park, H., Kim, S.R. 2020. Simultaneous fermentation of galacturonic acid and five-carbon sugars by engineered Saccharomyces cerevisiae. Bioresource Technology, 295, 122259.

5. Protzko, R.J., Latimer, L.N., Martinho, Z., de Reus, E., Seibert, T., Benz, J.P., Dueber, J.E. 2018. Engineering Saccharomyces cerevisiae for co-utilization of D-galacturonic acid and d-glucose from citrus peel waste. Nature communications, 9(1), 5059.

6. Huisjes, E.H., de Hulster, E., van Dam, J.C., Pronk, J.T., van Maris, A.J.A. 2012. Galacturonic acid inhibits the growth of Saccharomyces cerevisiae on galactose, xylose, and arabinose. Applied and Environmental Microbiology, 78(15), 5052-5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