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대응 ERC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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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4-22 13:48:59 | hit 1,449 |
개요
설립목적 및 내용
- 인류 및 자연생태계 위협으로 떠오른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바이오/화공 융합 공정 기술의 개발을 목표로 함.
첫째, 기존 사용 중인 석유계 비분해성 플라스틱을 열화학공정을 이용하여 분해한 후 생물공정을 이용하여 고부가가치 물질로 전환하는 up-cycling 기술을 개발하고, 둘째,자연환경에 배출될 경우 스스로 완전히 생분해되어 잔류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환되지 않는 새로운 생분해성 플라스틱 단량체, 재료 및 이의 생산기술을 개발하고자 함.
1. 플라스틱산업의 중요성
플라스틱 (plastic)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어 “plastikos”에서 유래한 것으로 성형이 자유자재로 가능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인류는 성형이 쉽고 우수한 물성을 갖는 꿈의 소재인 플라스틱을 다양한 종류로 그것도 매우 저렴한 가격에 맘껏 소비하는 행운을 누려왔다. 이로 인해 플라스틱은 대규모로 무분별하게 사용되었다. 사용량은 1950년 연간 2백만 톤 규모에서 2015년 연간 407백만 톤으로 약 200배 이상 비약적으로 증가하였고, 시장은 2015년 기준으로 미화 1조 달러 (한화 1,200조원)가 넘는 천문학적 규모에 이르렀다. 지금의 추세라면 2050년경에는 플라스틱 생산량이 약 1,124백만 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
그림 1.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 규모 S(ci. Adv. 2017;3:e1700782)
우리나라의 플라스틱산업도 석유화학산업의 발전과 맥을 같이하여 2016년 기준으로 생산량 (15백만 톤, 세계 전체 생산량의 3.7%)과 시장 규모 (20조원)에 있어 세계 4위를 자랑하고 있다. 국내 플라스틱 제품은 단순 포장재, 의류, 건축 토목용은 물론 전방산업인 전기·전자, 자동차 등 국가 핵심 산업에도 다량 사용되는 핵심 기초소재이다. 따라서 플라스틱산업 없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상상하기 어려우며 이는 전기·전자, 자동차 등의 국가 핵심 산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2. 플라스틱 폐기에 기인한 환경오염과 석유화학 산업의 미래
금속, 세라믹, 목재 등 다른 소재에 비하여 매우 저렴한 플라스틱은 “일회용 상품”시장이라는 전무후무한 시장을 인류에게 선사하였고 이로 인하여 인류는 풍요한 플라스틱 소비시대를 향유하여 왔다. 그러나 이렇게 대량생산/소비된 플라스틱이 적절한 재활용이나 처리 없이 무분별하게 폐기되면서 자연환경의 오염은 물론 생태계 교란과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다. 1950년부터 2015년까지 총 생산된 8,300백만 톤 (83억 톤) 중에서 재사용된 플라스틱은 7.2% 미만인 600백만 톤 (6억 톤)에 불과하고, 59%에 달하는 4,900백만 톤 (49억 톤)은 단순 매립되거나 아무런 처리 없이 자연계로 방출되었다 (그림 2).
그림 2. 1950년에서 2015년까지 생산된 총 플라스틱 현황 S(ci. Adv. 2017;3:e1700782)
매립이나 자연계 특히 해양생태계로 배출된 폐 플라스틱은 자연환경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는다. 이로 인하여 2050년이 되면 바다 속에는 어류의 양보다 폐기 축적된 플라스틱의 양이 더 많게 된다는 우울하고 경악스러운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림 3). 우리나라의 경우 플라스틱 소비와 폐기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일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벨기에, 대만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높다고 알려진다. 플라스틱 및 석유화학 산업의 입장에서는 소비가 높을수록 좋지만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적절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플라스틱산업 전체가 발전은커녕 오염의 주범으로 사회적 비난과 각종 규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후방산업인 석유화학산업까지도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그림 4). 최근 필리핀 등에 부정 수출되었던 폐기물이 반송된 것이라든지 CNN 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보도된 국내 쓰레기산 문제도 실상은 폐 비닐을 포함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근저에 자리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연안 어업의 보고인 바다는 물론 좁은 국토면적과 인구과밀로 인한 육상의 폐플라스틱 문제도 더없이 심각하다고 하겠다.
그림 3. 해양생태계로 배출된 플라스틱에 의한 생태계 교란 및 미래전망
그림 4. 국내 일인당 플라스틱 소비량 (PlasticsEurope(2017), Plastics-the facts 2017)
3. 미세플라스틱 문제 및 국내외 연구동향
해양 및 토양생태계로 배출된 플라스틱은 물리·화학적작용을 통해 미세한 크기, 즉 50 마이크로미터(μ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으로 서서히 붕괴된다. 자연환경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완전한 분해, 즉 이산화탄소로의 소멸/전환은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은 오랜 기간 자연에 잔류하면서 어류나 식물 등 먹이사슬에 유입되고, 더 나아가 사람들이 섭취하는 음식물까지 심각하게 오염 시킨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 여부는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고 아직 독성/유해성에 대한 학문적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WWF 연구에 의하면 한사람이 일주일에 평균적으로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 양이 신용카드 한 장 분량에 달하고 있어, 독성/유해성에 대한 논쟁과는 관계없이 플라스틱의 오염과 먹이사슬 유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하였다 (그림 5).
그림 5. 1인당 섭취 미세플라스틱 양 (UNEP(2016), Marine plastic debris and microplastics, WWF·뉴캐슬大 공동연구, 2019년 6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플라스틱산업 발전을 위하여 2018년 다국적 화학기업 BASF의 주도로 “Alliance to End Plastic Waste”라는 다국적 비영리단체가 조직되었다. BASF, Dow 및 일본 미쯔비시, 스미토모 화학 등이 참여하며 5년간 15억불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그림 6). 이러한 국제적인 연대가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비영리단체라고 하나 향후 기술개발의 진행 상황에 따라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무역에 연계시킬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그림 6. 국제적인 다국적 화학회사의 움직임 “Alliance to End Plastic Waste”(https://endplasticwaste.org/)
최근 미국 DOE에서도 “사용 후 플라스틱의 재이용 및 새로운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에 관한 과제” 즉, “BOTTLE” (Bio-Optimized Technologies to Keep Thermoplastics out of Landfills and the Environment)을 2019년 12월 10일 공지하고 2020년부터 개발에 착수할 것을 선언하였다. 또한, 일본에서는 2035년 일본 국내에서 사용 후 배출되는 플라스틱의 양을 “제로화”하는 원대한 연구목표를 설정하고 2020년부터 연간 연구비 20억 엔 이상을 투입하는 혁신적이고 모험적인 과제인 Moon-Shot Program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그림 7).
그림 7. 미세플라스틱 대응 국제적인 연구동향 (US DOE BOTTLE project https://www.energy.gov/eere/articles/new-notice-intentjoint-funding-opportunity-advance-doe-s-plastics-innovation/Japan Moon-shot project https://www8.cao.go.jp/cstp/ english/moonshot1.pdf)
4. ERC 연구센터를 통한 다학제간 접근 필요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화학, 바이오, 고분자 소재 등 다학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플라스틱은 화학적 안정성, 다양성 때문에 분해가 쉽지 않으며 재사용과 고부가가치화는 더욱 어렵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모노머부터 시작하여, 폴리머 합성과 블렌딩, 소재의 개발과 응용, 그리고 사용과 폐기, up-cycling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의 화학 및 바이오 기술이 필요하다. 2019년 8월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서도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과학기술적 해결방안을 발표한 바 있으며, 플라스틱 생산/배출/재활용/생태계영향 단계를 포괄하여 다학제적이며 융합적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그림 8).
그림 8.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과학기술 해결방안 제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2019년)
다학제적 접근은 앞서 언급한 독일의 BASF, 미국 DOE, 일본 Moon-Shot Program 등에서도 잘 나타난다. BASF의 경우 플라스틱 생산단계에 있어서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과 달리 생분해가 가능한 플라스틱 (PBAT, PBAT/PLA composite 등)을 10년 전부터 연구하여 이미 상업화하였고, 현재는 연간 10만톤 이상의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공급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기존 플라스틱의 열분해/가스화 공정을 통하여 플라스틱의 원료인 납사로 전환하는 소위 “ChemCycle”공정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림 9). BASF의 연매출액은 627억 유로 (한화 83조원)이며 직원 수만 12만 명이 넘는 초거대 다국적 화학회사로 (미세)플라스틱 해결을 위한 융합기술, 즉 새로운 물성의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개발함과 동시에 플라스틱의 up-cycling 공정을 연구해왔고 융합연구 개발의 성공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그림 9. BASF의 미세플라스틱 해결을 위한 total solution (신규 생분해성 플라스틱 및 플라스틱의열 화학적 Up-cycling)
한편, 미국 DOE, 그리고 일본 Moon-Shot Program 등에서도 미세플라스틱 문제의 기술적 해결을 위해서 화학과 바이오 기술의 다학제간 연구를 지향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개인 연구자 수준에서 해결이 가능한 것이 아니며, 개별 원천기술이 서로 융합되고 공정화, 스케일 업까지 이루어져야 문제 해결의 단초라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하다. 따라서 ERC와 같은 집단연구센터에 여러 분야의 연구자가 모여 장기간 융합연구를 하는, 집단지성의 시스템 구축과 공동의 노력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5. 미세플라스틱 해결 및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화학산업을 위한 ERC 접근 방법
본 ERC 연구센터에서는 BASF와 같은 초거대 다국적 화학회사의 사례 및 한국과학기술한림원, Alliance to End Plastic Wastes와 같은 국제적 연대, 미국 DOE BOTTLE의 접근방법을 바탕으로 두 가지 분야를 미세플라스틱 해결을 위한 전략적 핵심과제로 선정하였다 (그림 10).
그림 10. 본 ERC의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주제
본 연구센터 (SMILE center)에서는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여 환경, 인간, 산업 모두를 살리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핵심과제 1에서는 사용 후 비분해성 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새로운 탄소자원으로 이용하여 핵심과제 2에서는 신규한 생분해성플라스틱 소재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그림 11). 따라서 궁극적으로 본 사업은 폐기되는 플라스틱 탄소를 부가가치가 높은 물질로 전환하는, 소위 “플라스틱 리파이너리”분야로의 확장을 목표로 한다. 동시에 새로운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료와 재료의 공급을 목표로 한다. 이 목표가 잘 달성될 경우 기존 석유화학업체들에게 새로운 소재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석유의존도나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게 하여 지속 가능한 친환경 석유화학산업으로의 질적 전환을 용이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림 11. SMILE center 과제 구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