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enn 에서의 1년을 보내며
Date 2023-04-13 01:53:22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203




 2022년 봄, 학교에 근무하기 시작한지 10년차에 들어가며 마침내 연구년을 1년간 나오게 되었다. 10년의 세월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냈지만, 1년간의 해외 연구년의 시간 또한 마음 편하게 연가로 쉬다(?) 오기엔 쥐고 있는 업무가 너무나 많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전공주임교수로서의 임무의 인수인계, 대학원 실험실에 맡기고 온 학생들의 실험들, 연구년 시작과 동시에 졸업하여 연구교수가 된 최용현 박사에게 넘긴 랩 리더의 역할, 공동 연구 하시는 다른 교수님들께 양해를 구하고 믿음으로 맡겨야 했던 과제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교내 벤처 회사까지... 머릿속은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10년 만에 찾아온 연구년 기회를 놓을 순 없었고, 용기 있게 떠나게 되었다. 아직 Covid-19가 창궐하는 시기에 해외 여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학부 때 대학교의 선배님이시자 IVY 리그 화학공학과에 정교수로 계신 Soft Matter 분야 대가이신 Daeyeon Lee 교수님 (https://www.smartlabupenn.com)이 근무하시는 University of Pennsylvania (UPenn) 화학공학과에 방문교수로서의 자리를 받을 수 있었다. 연구분야가 정확히 일치 하진 않았지만 40여명의 대학원생과 여러 다방면의 연구를 하고 계시는 Daeyeon Lee 교수님 실험실에 가며 나의 박사과정 학생 (김지원)도 함께 1년간 파견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연구의 지평을 넓일 수 있고 학생에게도 미국대학의 연구 시스템과 도제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가 왔다.

 막상 3월에 도착하니 UPenn 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캠퍼스와 수준 높은 학생들, 대가교수님, 연구자들이 즐비한 하루하루 시간이 설레는 곳이었다. 본인이 공부했던 University of Maryland, 포스닥을한 Johns Hopkins Medicine과 MIT 모두 동부에 위치한 학교들이었지만, UPenn은 그와는 또 새로운 느낌의 도시 안의 학교로 느껴진다. 신축 건물들도 있지만, 오랜 전통이 보이는 화학공학과를 비롯한 대부분의 학교 건물들은 그들이 주는 authority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UPenn은 특별한 학교의 경계 없이 University City 이름의 필라델피아 안의 town 에 위치하여 걸어가다 보면 학교이고 또 바로 옆에 위치한 Drexel University 하고도 한 block 의 차이 밖에 없이 위치하고 있어 걷다보면 Massachusettes 의 Cambridge처럼 대학 도시라는 느낌이 강하다.

 Penn Medicine과 Penn Engineering은 특히 걸어서 10-15분 이내 다닐 수 있다. 거리상 가까움이 공동연구에 있어 유익이 됨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물론 Daeyeon Lee 교수님이 특히나 open collaboration에 열정이 많으셔서 실험실 소속의 많은 학생들이 공동 지도교수를 두고 병원과도 많은 과제를 수행하고 있었다. UPenn이 보유한 Vaccine 전달체 기술이 지난 Covid-19 백신 개발 과정 중에 기술이전을 통하여 매우 큰 수익을 발생 시켰고, 그 덕분에 학교도 계속 활발하게 새로운 건물의 신축과 확장이 일어나고 있었다. 백신 관련 공동 연구 또한 Daeyeon Lee 교수님 실험실에 활발히 진행 중이며 얼핏 멀게 느껴지는 화학공학 Soft Matter 연구자와 백신 개발 연구자와의 협업이 가능한 모습을 보며 배울 점이 많았다.

 나와 함께 1년간 Daeyeon Lee 교수님 실험실에 파견을 온 김지원 학생은 본인이 하던 항균/항세균막 물질 개발의병목 기술이었던 코팅 물질 개발을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실험실을 정의하는 주제 상 균을 다루는 실험들이 쉽지 않음에도 open collaboration의 열정을 통해 우리의 연구 주제들도 균을 다룰 수 있는 UPenn 치과대학 연구진과 협업을 통해 실행할 수 있었고 또한 기존에 보유한 기술의 도입을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던 나노소재를 손쉽게 여러 표면에 코팅할 수 있는 기술과의 융합 또한 가능할 수 있었다. 1년간의 연구년을 통해 어떠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 건 사실이었다. 학생에게 해외 실험실 경험이라는 값진 기회를 주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생각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UPenn의 융합 연구 환경, 그리고 Daeyeon Lee 교수님 실험실의 open collaboration 에 대한 강한 열정 덕분에 생각보다 훨씬 값진 경험들과 성과를 가지고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방문 기간동안 김지원 학생과 함께 미국 내 대규모 바이오메디컬공학 쪽 학회인 BMES (BioMedical Engineering Society) 학회에 참석하여 발표기회도 가졌다 (그림 5). 포스터 발표를 통해 김지원 학생은 미국 학생들과 많은 교류를 가질 수 있었고, 특히 학회가 학생 위주의 학회로, 일반적인 exhibition 형태가 아닌 학교 위주로 학생 recruit을 위한 홍보 부스가 많았고 학생들 학회가 열린 샌안토니오는 텍사스에서도 대도시라 할 순 없지만 river walk 같은 귀여운 tourist spot 도 있었고, 한국과는 사뭇 다른 환경을 경험할 수 있었다.

 어느새 1년이 지나 이제 다시 복귀를 앞두고 있다. UPenn은 그간 1년 새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건물이 생기고 새로운 학생들은 캠퍼스를 활기 있게 하고, 좋은 실적을 거둔 학생들은 계속해서 졸업하고 교수들은 여러 과제수주와 우수한 실적들을 쏟아내며 post corona 시대에 앞장서서 나아가는 대학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귀국을 앞두고 정들었던 실험실 구성원들과 인사도 나누고, Daeyeon Lee 교수님을 비롯한 여러 UPenn 교수님들과 작별을 하며 그동안 감사했음을, 고국에 복귀해서도 계속해서 공동연구와 네트워킹을 쌓아가길 약속할 수 있었다.

 글을 마치며, 1년 동안 많은 정을 쌓고 10년만의 연구년에서 많은 것을 새롭게 배울 수 있게 해주신 UPenn Daeyeon Lee 교수님과 여러 SMART Lab 구성원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UPenn 방문 학생으로서의 1년간 이야기

 중앙대학교 최종훈 교수님 연구실에서 학석사 연계 과정을 통해 무사히 석사 졸업을 마치고, 박사 과정 진학을 고민하던 중에 교수님께서 1년여간의 해외 파견 연구를 제안해 주셨다. 평소에 해외의 연구 환경이나, 해외에서의 생활 등에 관심이 있었던 나로서는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였기에 기존 연구실로의 박사 과정 진학과 동시에 교수님과 함께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 그렇게 약 1년간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University of Pennsylvania (UPenn)의 Daeyeon Lee 교수님 연구실에서 방문 학생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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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UPenn의 Daeyeon Lee 교수님 연구실 단체 사진

 

 

 Microfluidics, Colloids&Interfaces, Polymers 등 다방면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계시는 Daeyeon Lee 교수님 연구실은 약 40명의 학생 및 박사후 연구원들이 열심히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실이었다. 특히 이 연구실에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동 지도를 받음으로써 여러 지도 교수님으로부터 지식을 습득하고 다양한 응용 분야로 연구를 확장해나가고 있었다. 그 덕분에 나 또한 문제없이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기존에 내가 진행하던 연구는 항균/항생물막 기능을 갖는 나노 입자의 세포 독성을 낮추는 것으로, 박테리아나 세포 등을 다룰 수 있는 바이오 실험 설비가 필요한 연구였다. Daeyeon Lee 교수님 연구실에는 이와 같은 설비는 없었지만, 다행히 Daeyeon Lee 교수님의 도움으로 Penn Dental Medicine의 Geelsu Hwang 교수님과의 collaboration을 진행하여 바이오 연구 또한 수행할 수 있었다. 즉 방문 연수 기간 동안, 한국에서 보유하던 나노 소재 및 항균 기술을 유펜의 나노 입자를 사용한 코팅 기술에 도입 및 융합 함으로써 항균/항생물막 기능성을 가지는 코팅 기술을 배우고 연구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와 달리 여러 교수님들의 지도를 받으며 함께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연구에 대한 시야를 좀 더 넓힐 수 있었던 것 같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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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위, 좌·우측) UPenn 캠퍼스 사진. (좌측 사진 출처. UPenn 홈페이지) (아래) 캠퍼스 옆 Schuylkill River, 강을 기준으로 좌측은 캠퍼스가 있는 university city이고 우측은 필라델피아의 중심 center city이다. 강 우측으로 러닝 할 수 있는 trail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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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KASBP 2022 Fall Symposium에서 네트워킹 후 찍은 단체 사진

 

 

 연구뿐만 아니라 미국에서의 생활도 즐거웠다. 처음 미국에 도착하여 UPenn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Locust walk를 따라 고풍스럽고 다양하게 생긴 건물들이 즐비해있었다. 필라델피아는 서울보다 기온이 따뜻하여 3월 중순에도 꽃들이 만개하기 시작했고, 미세먼지 하나 없이 하늘이 맑아 특히 좋았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친절했고,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밝았다. 캠퍼스 옆으로는 Schuylkill River라는 강이 흐르고 있었는데, 이 강을 따라 아침저녁으로 러닝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국에서와 달리 내가 UPenn에서 만난 대부분의 박사 과정 학생들 또한 테니스, 러닝, 골프 등과 같이 다양한 운동을 하고 있었다. 운동을 통해 연구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체력을 길러 기나긴 박사 과정 생활을 버틸 힘을 비축하는 것 같았다. 운동과 연구의 밸런스를 맞추며 삶의 질을 높이고 부지런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운동 이외에도 한국과 미국의 대학원 생활에서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네트워킹이었다. 미국에 있는 동안 2번의 학회와 다양한 세미나 및 네트워킹 행사에 참석하였다. 학회로는 BMES (Biomedical Engineering Society) 2022Annual Meeting과 KASBP (Korean American Society in Biotech and Pharmaceuticals) 2022 Fall Symposium에 참가하여 포스터 발표를 진행하였다. 발표를 하면서 보니 포스터 발표장에서 많은 학생들이 단순히 연구 결과만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 자체를 어필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비즈니스 중심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링크드인(LinkedIn)을 많이 사용하는데, 포스터 옆에 본인의 링크드인 프로필로 연결되는 QR 코드와 커버레터 등을 붙여놓은 학생들이 굉장히 많았다. 학회 세션 이후에도 학교마다 네트워킹 시간을 갖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등 학생들이 학회를 커다란 네트워킹의 장으로 사용하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학교나 학과 차원에서 세미나나 네트워킹 행사도 많이 열렸는데, 꾸준히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행사들이 열린다는 것도 신기했다. 같은 학과뿐만 아니라 다른 과 학생들과도 만나 연구에 대해 얘기하고 같이 진행할 수있는 공동 연구를 찾는 모습 또한 많이 보았는데, 주체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려는 모습들이 정말 보기 좋았고 또 박사과정 학생으로서 응당 배워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나에게 지난 1년은 너무나도 유익한 시간이었고 절대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미국에 나와 나노 소재와 관련된 연구의 시각을 넓힐 수 있었고, 넓은 세계에서 다양한 연구자들과 네트워킹하며 견문을 쌓을 수 있었다. 미국에 나오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을 일들을 많이 보고 겪었고, 이로 인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에서의 남은 박사 과정을 후회 없이 보내고 주체적인 연구자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더더욱 노력하고자 한다. 이렇게 해외에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방문 연구 기간 동안 많은 조언과 지도를 주신 중앙대학교 최종훈 교수님과 UPenn의 Daeyeon Lee 교수님께 특히 감사를 표한다. 또한 나의 연구에 관심을 표하고 조언을 주며 나를 응원해 줬던 중앙대학교 NML 연구실과 UPenn SMART Lab의 여러 구성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