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Materials Research Society (MRS) Fall Meeting & Exhibit in Boston, US
Date 2023-04-13 02:02:32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157




 근 2년간 코로나-19 때문에 참석이 망설여졌던 해외 학회에 용기 내어 참석해보기로 결심한 후, 등록을 계획한 학회는 매년 11월 말에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MRS Fall 2022학회였다. 날씨 따뜻한 곳을 제쳐두고 왜 추운 도시로 학회를 떠나는지 의아해하는 동료들이 많지만, MRS Meeting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재료학회로서 미국 학회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서 연구자들이 모이는 전통 깊은 학회였기에 참석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또한 MRS Fall Meeting은 대학원생이었던 때 처음으로 참석해 본 해외 학회였던지라, 매년 참석할 때마다 감회가 남달라 빠짐없이 참석해오던 학회다.

 특히나 필자는 2020년 10월 이후로 해외 출국을 해본 적이 없어, 이번 학회 참석이 2년만의 해외 방문이라 더 설레는 마음이 컸다. 보스턴에서의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졌던 한국인 postdoc 동료들과, 박사과정 동기들을 떠올리며 이번 학회에서는 어떤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을지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출국길에 올랐다.

 이번 MRS Fall Meeting은 1. Broader Impact for early career researcher, 2. Characterization, 3. Materials Computing and data science, 4. Energy and sustainability, 5. Electronics, optics and quantum, 6. Nanomaterials, 7. Soft materials and biomaterials, 8. Structural and functional materials 의 8개 대주제로 나뉘어 구성되었다. 특히 Biomaterials 과 관련된 세션은 12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가장 큰 규모의 세션으로 구성되었고, 구두 및 포스터 발표자 숫자도 엄청났다. Human-machine interfaces, implantable devices, electroceuticals, biofuel 등 전자 및 에너지소자와 관련된 융합 연구발표가 풍성했는데, 기존의 패러다임을 깨고 폭넓은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생체재료의 위상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학회의 풍경도 인상 깊었다. 알파벳 순서대로 줄을 서서 등록처에서 명패와 책자를 받던 풍경은 사라지고, QR code를 이용한 명패출력으로 사람간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데 만전을 기했다. 명패에 붙일 수 있는 귀여운 스티커도 함께 제공되었는데, 자칫 삭막할 수도 있을 코로나-19 시대의 학회의 분위기를 바꾸어보려 노력한 학회 측의 세심함이 새삼스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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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전경: 학회 곳곳에 설치되어 석학들과의 인터뷰 및 학회현황을 중계해 주던 MRS TV (좌) 및 Symposium X가 발표되던

Sheraton Hall의 전경 (우)

 

 학회 첫 날에는 “SB03 Materials and designs for 3D bioelectronic interfaces”세션의 발표들을 주로 듣게 되었는데, tough hydrogel을 이용한 bioadhesive를 오랜 기간 연구한 MIT의 Xuanhe Zhao 교수의 발표가 인상적였다. 작은 강의실 내에 빈 틈 없이 사람들이 빽빽하게 서서 Zhao 교수의 발표를 들었는데, COVID-19 환자의 호흡량 및 혈압 모니터링에도 연구 적용 분야를 넓혀가고 있음이 새삼 놀라웠다. 발표 이후에는 Zhao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SanaHeal이라는 회사를 창업한 육현우 박사님을 만나 육 박사님이 학위기간동안 개발한 재료가 실제 임상의학과 산업에는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경험담을 들을 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이었다.

 학회 둘째 날에도 바이오시스템에 재료를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물질 디자인이 소개되었는데, 이 날 필자의 postdoc 지도교수였던 Imperial College London의 Molly Stevens 교수님의 발표가 있어 반가운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이날 교수님은 연구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nanoparticle을 활용한 바이오센싱 관련 연구 중 아직 논문발표가 되지 않은 최신 실험 결과들을 공유하셨는데, alumni로서 내가 몸담았던 그룹이 더 크게 번창해 나가고 있음에 괜한 뿌듯함을 느꼈던 순간이었다. Stevens 교수님의 발표가 인상 깊었는지, 꽤 많은 한국인 박사과정 학생들이 Stevens 교수와의 공동 연구 기회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발표 후에도 세션장을 떠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 분야 개척에 적극적인 어린 학생들의 모습에 많은 감명을 받았던 순간이었다.

 학회의 셋째, 넷째 날에는 주로 나노소재와 관련된 “MN04 2D MXenes: Synthesis, properties, and application”과 “MN06 2D layered materials: Ubiquitous electronics, sensors, multifunctional coatings and more” 세션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 세션은 전통적으로 전자재료, 반도체 관련 응용 연구가 많이 발표되는 세션이었는데 작년부터는 바이오 관련 주제를 다루는 서브 세션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2D 물질들이 세포실험, 생체재료 구성요소 등으로 쓰이는 발표들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한국인 참석자들의 구두 발표가 인기 있었는데, 2D 물질의 합성과 응용에 있어 한국인 연구자들의 성과가 인정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뿌듯한 날들이었다.

 학회 세션에 참석하면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연구자들과 교류를 하는 즐거움도 컸지만, 그보다도 더 즐거웠던 만남은 옛친구들과의 반가운 만남이었다. 박사과정 졸업 후 뿔뿔이 흩어졌다가 몇 년 만에 보스턴에서 다시 만나게 된 학생 시절 동기들부터, postdoc 시절을 함께 지내고 각자 고국에서 자리를 잡은 동료들까지 5일간의 짧은 학회 기간 동안 많은 친구들을 만나며 예전의 추억도 되새김질하고, 다시 열심히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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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께 Harvard Campus 구경 후 들른 Coop (좌). 5년만에 보스턴에서 재회한 박사과정 연구실 동기 (우)

 

 기존에 알던 인연들 뿐 아니라 KIST 리크루팅 부스 진행에 참여하며 이야기를 나누게 된 보스턴 지역의 postdoc 및 대학원생들과의 만남도 뜻 깊은 시간이었다. 연구 뿐 아니라 연구 외적인 요소들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는 친구들과 짧은 만남이었지만 서로의 경험담을 나누며,서로에게 작은 위로를 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곧 한국에서 인사 나눌 수 있기를 기원하며, 서로를 응원하며 헤어졌다.

 올해 하와이에서 열린 Spring MRS Meeting까지만 해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현장 참석자가 적었다고 들었는데 이번 Fall Meeting은 세션 룸마다 사람들이 북적이고, 포스터장도 대성황을 이루었다. 코로나-19가 더 잠잠해진 뒤의 내년 학회를 기대하며, 짧지만 알찼던 5일간의 학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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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기간 열렸던 Career Fair에서 진행된 KIST 소개 부스 (좌) 및 KIST에서 주최한 보스턴 내 한국인 연구자들과의 만남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