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MET8 2022 IN GREECE
Date 2023-04-13 02:14:00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138




 아주 좋은 기회로 ISMET8이라는 해외학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COVID 19이후 해외여행의 기회가 전혀 없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해외를 나가는 것만으로 많이 들떠 있었던 학회 일정이었다. 그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며 기행문을 작성하려 한다.

190ece0d6d22622fbde93b8d709cdbbb_1681319181_0351.jpg

그림 1. 아테네 신전(왼쪽). 크레타 크노소스 미궁(오른쪽. 좌측부터 박가경 학생, 김창만 교수님, 문서린 학생).

 

 ISMET란 the International Society for Microbial Electrochemistry and Technology의 약자로 미생물과 전극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과학과 공학의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을 연결하는 동시에 지속가능성 응용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곳이다. 매 2년마다 대륙별로 번갈아가며 개최가 되었으나, 코로나 팬대믹 때문에 2년 연기되어 2022년 9월에 개최되었다. 

 

190ece0d6d22622fbde93b8d709cdbbb_1681319181_1038.jpg

그림 2. 크레타섬 올드타운(왼쪽). ISMET 만찬 참여사진(좌측부터 박가경 학생, 김창만 교수님, 문서린 학생).

 

 우리는 9월 19일부터 그리스 크테라섬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여하기 위해 2022년 9월 16일 인천을 출발해 파리를 경유하여 17일 (토) 오전 그리스 크레타섬에 도착하였다. 크레타 섬은 그리스 남부에 게해와 지중해에 걸쳐 있는 섬으로, 이라클리온, 라시티, 레팀노, 하니아 등 총 4개의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회가 열리는 장소는 하니아였지만, 크레타섬의 중심 도시인 이라클리온에 가장 큰 공항이 있어 이라클리온에 도착한 직후, 공항 근처의 도심으로 이동하였다. 그리스 고고학 박물관과 크노소스 미궁 관광을 하였고 해변가의 식당으로 가서 해산물을 메인으로 저녁식사를 하였다.

 서구권에 처음 여행 온 만큼 10년 넘게 공부한 영어로 현지인과 대화를 해보기도 하고 주문을 하기도 하였다. 정말 낮은 수준의 영어였지만 그것 만으로도 재미있는 경험이 되었다. 다음날은 일요일이라 아테네에 비행기를 타고 넘어가 여행을 하였다. 33도에 육박하는 더위였고 아테네 신전은 산 위에 있었고 그늘 하나 없었기에 정말 힘든 여행이었다. 하지만 하늘이 매우 맑았고 힘든 만큼 밥이 매우 맛있었다. 특히 그리스 대표 음식인 차지키 소스가 제일 기억에 남는데 그 이유는 필자는 정말 오이를 싫어한다. 하지만 오이의 상큼함을 극대화한 이 소스는 튀김류와 볶음류의 음식이 많은 그리스의 요리와 정말 잘 어울리고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게 도와준다. 현지 음식이 특별히 향이 강하지 않아 먹을 만했지만, 한 여름에 야외에서 뜨거운 태양과 수많은 모기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은 쉽지 만은 않았다.

 

190ece0d6d22622fbde93b8d709cdbbb_1681319181_173.jpg

그림 3. ISMET 저녁만찬 참여(왼쪽). 2023년 한국에서 개최될 AP-ISMET를 소개중인 김창만 교수님(전남대학교)(오른쪽).

 

 학회는 해변에 있는 Minoa palace resort에서 진행이 되었고 Conference Co-chairs로 Nicolas Kalogerakis(Technical University of Crete, Greece)와Abraham Esteve-Nunez (University of Alcala, Madrid, Spain)가 초청되었다. 19일에는 오후 강의와 이후 Welcome reception에 참가하였다. Welcome reception에서는 여러 교수님들을 많이만날 수 있었는데 특히 일본인 교수님이신 Akihiro Okamoto 교수님과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20일 오전 첫번째 Keynote 강의는 덴마크의 Amelia-Elena Rotaru 교수님이 진행하셨다. 지도교수님께서 말씀해주시길, 오랜 기간 트렌드와 상관없이 본인의 연구를 꾸준히 해오시던 분이고, 그러다 보니 몇 년 전부터 꾸준히 훌륭한 연구성과가 나와 이렇게 학회에서 중요한 발표를 많이 하신다고 하셨는데, 나도 저런 훌륭한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 학회에서 다룬 각 세션별의 주제는 아래와 같다.

1. Bioremediation, resource recovery and water treatment

2. Extracellular electron transfer processes

3. Electrochemistry of microorganisms and enzymes

4. Material science and reactor design

5. Microbial electrochemical synthesis and electro-fermentation

6. Microbial Electrochemical Technology(MET) based sensor technology.

7. Electrochemical, biological & systemic analysis of METs

8. Scale-up of MET for commercialization

9. Novel Applications of METs

10. Other topics / General Discussion

 

190ece0d6d22622fbde93b8d709cdbbb_1681319180_946.jpg

그림 4. 그리스 음식들. 수블라키(왼쪽), 차지키 소스(오른쪽 위), 그릭샐러드(오른쪽 아래).

 

 ISMET는 학석사 연계과정을 하면서 많이 접해본 미생물 전기화학만을 다루는 학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영어로 모든 설명을 들으려고 하니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포스터의 경우 읽고 해석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꼈고 또 설명을 해주려 다가오면 듣고 해석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대화해보려 노력해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니 학회일정이 지나면 지날수록 귀에 들리는 양이 늘어 첫날보다는 수월하게 소통하거나 연설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줄어들었다. 포스터를 읽다가 관심이 가거나 좀 더 공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것들은 따로 사진을 찍어 보관하기도 하였고 몇몇 포스터 발표하시는 석사/박사님들께 설명을 부탁드려 자세히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다. 이 당시만 해도 아직 학부생이라서 포스터발표도 없고 명함도 없다고 하니 그럼 이메일로 연락하면 된다며 명함을 건내주신 분도 계셨는데 이 분야에 아직 발도 안들인 사람에게도 이런 관심을 주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영어로 대화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많이 없애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되었다. 전공에 대해 묻고 대답 하는 것은 전공적인 지식의 부재로 힘들었다면 스몰토크는 나름 재미있게 했다고 생각된다. 학회 자체에서 학문적으로 배운 것이 있냐고 물어보면 있다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해외 학회 자체를 겪으며 배운 것은 많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학문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그 사람들끼리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대화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을 직접 봤다는 것이다. 이것은 나에게 대학원이란 무엇인가? 석사, 박사라는 것은 무엇인가? 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해주었다. 좀 쉽게 표현하자면 그 사람들이 정말 멋있어 보였다. 나도 저 사람들과 같이 커뮤니티를 이루고 내 분야에 있어서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