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 연구를 하기까지 김
Date 2023-10-17 13:25:08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87
김현진
교수
인하대학교 생명공학과
kimhyunjin@inha.ac.kr

     현재 인하대 생명공학과에서 연구를 시작하기 전까지 주위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연구자라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 분들을 어떻게 만나서 어떤 영향을 받게 되었는지 글로 써볼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석사과정

     지금은 생물공학이라는 분야에서 고분자 합성과 세포분석, 동물실험을 연구하면서 새로운 나노메디슨 개발이라는 목표로 연구를 하고 있지만, 학부시절에는 화학생물공학부 (당시 응용화학부)라는 학과가 당시 생각하고 있는 진로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특히 응용화학부의 전통 연구분야인 유변학이 정말 어려워서 다른 분야를 찾고자 하여, 3학년때부터 다양한 학과의 기본과목을 수강했다. 그 중 가장 재미있게 들었던 것이 자연대 화학부에서 들었던 생화학과 경제학과에서 들었던 거시경제학이었다. 이것을 바탕으로 응용화학부에서는 전필과목과 유전공학 수업만 듣고, 경제학 부전공을 신청해서 경제학에 빠져들었다. 당시 가장 재미있었던 과목은 현재 한국은행 총재이신 이창용 교수님의 주식과 채권의 이해였다. 4학년 때 증권회사로의 취직이냐 생물공학으로의 대학원 진학이냐 고민하고 있던 중, 증권회사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관께 여러 가지 질문을 할 수 있었는데, 면접관분이 내가 증권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분야가 우리 나라 증권회사에서는 하지 않는 일이라고 하면서 미국으로 유학을 권해 주셨다. 이 이야기를 듣고 수업을 들으러 가는 중 경제학으로 유학갈 바에는 생명공학으로 공부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 당시 화학생물공학부에 신임교수님으로 오신 백승렬 교수님 연구실로 석사 진학을 결정했다. 파킨스씨병에 관계된 알파시누클린의 정제부터 접힙현상을 연구하게 되었는데, 신기하게도 연구가 너무 재미있었다. 특히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부분을 공부해 가면서 모르는 것을 하나하나 실험을 통해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매력이 있게 되었다.

 

박사과정 

     석사과정에서 파킨스씨병에 관계된 알파시누클린의 역할 제어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좀 더 실질적으로 치료제 개발로 연구를 하고 싶게 되었다. 해외 유학을 생각하던 중, 서울대학교 공과대학과 동경대학교 공과대학의 박사유학프로그램으로 지원합격하여, 동경대학교 재료공학과 카즈노리 카타오카 교수님실험실로 진학하게 되었다. 카타오카 교수님의 실험실로 결정을 한 것은 그 당시 박사 후 연구원으로 계시던 이연 박사님(현재는 서울대 화학부)께서 좋은 실험실이고, 치료제개발로 연구할 수 있으니 적극 추천을 해 주셔서 마음을 정하게 되었다. 일본말을 할 줄은 몰랐지만, 연구에 관한 토론은 영어로 진행되고, 실험실의 반정도는 외국인이라는 말씀도 해 주셨다. 2010년 10월에 입학을 하고, 그 당시 서브그룹이 4개가 있었는데, 칸지로 미야타 교수님 그룹이 그 당시 한창 연구가 시작되던 small interfering RNA (siRNA)전달 연구(고분자 개발 및 암 치료)를 시작했다고 그 쪽으로 추천해 주셨다. 당시에는 고분자/유기합성을 하기 싫다고 말씀드리니, 이쪽 분야에서 정말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고분자/유기합성, 세포 분석, 동물실험을 모두를 잘해야 되니 한번 생각해 보라고 하시면서, 그렇다면 쉬운 합성만 조금해보고 세포 분석으로 들어가라고 말씀해 주셨다. 칸지로 미야타 교수님과 만나서 이야기해보니, 그 당시 회사소속 연구원이던 아츠시 이시이라는 분이 합성하는 것 보고 배우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하셨다. 아츠시 이시이분이 합성을 깨끗하게 진행하여서 한달만에 첫번째로 시도한 고분자가 나왔다. 이 고분자가 운이 좋게도 세포실험이 잘 나오게 되어서 박사3학년부터 동물실험도 진행할 수가 있었다. 암치료를 하기 위한 siRNA약물제조였기 때문에, 쥐에 다양한 암을 만들어서 박사과정 진학 전부터 원했던 다양한 동물실험평가를 1년동안 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고분자합성/세포분석/동물실험의 연관된 물성 분석을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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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2011년 카타오카 교수님 오피스에서 졸업상패를 받을 때. 

 

연구원과정

     2010년 9월달에 박사를 받은 후 카타오카 교수님 실험실에서 동일연구를 계속하였다. 2013년 3월 미국에서의 연구원경험을 쌓기 위해서 UC 버클리 바이오엔지니어링학부의 Niren Murthy 교수님 방으로 가게 되었고 거기에서 지금까지 연구를 같이 하는 동료인 이근우 박사를 만나게 되었다. 당시 이근우 박사는 대학원 박사과정이었다. 어느 날 이근우 박사가 생물학부의 J. Doudna실험실에서 Cas9단백질로 유전자편집이라는 신기술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세상을 바꿀 기술이라는 점을 열심히 나에게 설명해 주었다. 추가적으로 유전자편집을 인체에게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전달체 개발이 필수적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쪽으로 연구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근우 박사의 주도로 시작된 연구는 계속 진행이 되어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출판을 할 수 가 있게 되었고, 이근우 박사는 여기서 개발된 전달체 기술을 기반으로 박사과정 졸업 후 샌프란시스코에서 GenEdit을 창업을 하게 되었다. UC버클리에서는 2014년에 나와서 다시 동경대학교로 돌아갔는데, 2019년 GenEdit을 방문할 기회가 생겨 같이 이제는 CEO가 된 이근우 박사와 사진을 찍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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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2016년 프레드 교수가 동경대 방문했을 때. 왼쪽부터 비서이신 코야마 상, 미야타 교수, 프레드 교수, 호라시오 교수, 오사다 교수.

 

     2014년에, 박사과정때 조교수이셨던 칸지로 미야타 교수님이 동경대 재료과에서 부교수로써 PI가 되셔서 실험실을 새롭게 시작을 하니 같이 조교수로써 연구를 하자는 오퍼를 받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수락, 다시 동경대학교로 돌아가게 되었다. 1년반만에 다시 예전 실험실로 돌아갔더니 새로운 학생들과 연구원들이 있었다. 이때 만났던 분들이 현재 중국에서 연구를 하시는 Zheng Meng 박사, Yu Yi 박사뿐만 아니라, 많은 연구를 같이 하게 될 김법수 박사와 민현수 박사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카타오카 교수님은 동경대에서 은퇴를 하시고 하네다공항 옆, 카와사키에서 open innovation 연구소인 Innovation Center of NanoMedicine (iCONM)을 열어 계속 연구를 하시게 되었다. 이때 카타오카 교수님과 미야타 교수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서 진행을 했던 연구가 unit PIC라는 20 nm 크기의 siRNA/ASO 전달체 연구였다. 이 연구의 시작은 2011년 초반에 와타나베 스미요 박사님께서 시작을 했다. 그 때 당시 RNA약물을 사용한 전달체 개발의 가장 큰 이슈는 사람의 암과 같이 stroma 세포가 많은 암에 효과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접근 방법은 혈관에서 나오는 약물의 확산현상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장 작은 전달체를 만드는 것이었다. 접근방식이 획기적이었는데, siRNA와 ASO가 가지는 전하개수를 중성화시켜주도록 PEG-PLys의 PLys의 degree of polymerization을 정확하게 합성하였다. 예를 들어 두개의 single strand가 합쳐진 siRNA한 분자가 40개의 음전하를 띤다면, PLys을 DP=20개로 만들어 PEG-PLys고분자 한 분자가 20개의 양전하를 띄도록 준비했다. 이렇게 되면 siRNA한분자에 정확하게 고분자 2분자가 정전기적 인력으로 붙게 되고 정사면체의 형태로 PEG가 siRNA을 보호가 가능하여 전달체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더욱 놀라운 현상은 마우스에 정맥주사하게 되면, 혈액에서 고분자와 siRNA분자가 합체했다 떨어졌다 하는 동적인 평형상태를 유지하면서 혈액을 돌아가게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전달체는 마우스에서 효과적으로 다양한 암의 성장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어 2020년부터 일본암센터를 통해 임상 1기의 실험을 진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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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2019년 UC 버클리에서 이근우 박사와 함께. 

 

인하대에서

     2020년 9월부터 인하대 생명공학과에 부임하게 되었다. 현재는 박사후 연구원 1명 석사과정 7명과 함께, 다양한 RNA약물을 전달하는 고분자 재료를 만들어 나노메디슨 제조를 계속 연구하고 있다. Ring opening polymerization을 통해 poly(amino acid)계열의 폴리머를 합성한 후, 추가적 화학변환을 통해 pKa, 소수성들을 변환시켜 다양한 인체환경에 적응, RNA약물의 효과를 증진시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에 대한 흥미를 키워주신 백승렬 교수님, 약물전달의 기초를 가르쳐 주신 이연 교수님, 거대한 연구의 깊이와 철학을 보여주신 카타오카 교수님, 연구를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신 미야타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