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탄소섬유의 도전 - 목질계 유래 탄소섬유
Date 2017-10-09 20:50:27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2,570
김 진 우
교수
선문대학교 식품수산학부
kimjw1028@sunmoon.ac.kr

Prologue


유난히 추웠던 것으로 기억되는 2012년 A전자에 근무할 때 기억을 다시 꺼내보고자 한다. “바이오매스 활용 기술 중 기술 혁신성이 높고 A전자 사업부에 기여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신소재 후보 도출”이라는 화두로 고민하고 있을 때, IT업계에 떠도는 소문 하나를 듣게 되었다. “애플이 일본 도레이社로부터 샘플 수준이 아닌 대량의 탄소섬유 주문”, “자전거 회사(Kestrel, 탄소섬유 자전거 생산) CEO인 케빈 케니가 애플의 수석 엔지니어로 자리 옮김” 그리고 “애플의 일본 현지 탄소섬유 관련 구인광고”였다. 이러한 세 가지 퍼즐을 맞춰 볼 때, 결론은 “맥북이 드디어 지겨운 은색의 알루미늄 껍데기를 버리고 멋들어진 무광 탄소섬유 맥북을 준비한다”와 “탄소섬유 아이폰 출현임박”이었으며 소비자들은 새로운 “검은무광 아이폰” 시대의 시작을 기대하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시간은 흘렀고, 2017년 지금 시점에서 이는 루머에 불과했지만 회사원인 나는 보고를 위한 “최신 연구동향”을 정리해야 했고 “차세대 탄소섬유-리그닌”에 대해 공부해야 했으며 “저가 탄소섬유 과제 제안서”를 작성했던 기억이 새롭다. 애플과 관련 된 루머로 접하게 된 2013년 “리그닌 탄소섬유”를 지금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고 정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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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탄소섬유 덧씌운 맥북($11,500 + 개인 튜닝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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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Kestrel 탄소섬유 자전거($7,500)

 

리그닌(lignin) – 바이오에탄올 구원투수?


원유가의 불안정과 고갈에 대한 우려와 함께 지구온난화 가속화에 따른 환경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석유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수송용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목질계 농부산물을 이용한 바이오연료 전환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목질계 에탄올은 상업화 단계에 진입의 신호탄을 올렸다. 세계적인 화학 기업인 듀폰사는 2015년 10월 미국 Iowa주 Nevada 지역에 2억 2500만 불을 투자하여 목질계 에탄올 공장을 건설하였으며, 여의도 면적의 280배 (19만 에이커) 농장에서 수확되는 옥수수대를 원료로 3천만 갤런의 에탄올 생산을 시작했다. 목질계 에탄올 생산에 있어 부산물로 생산되는 리그닌은 폐기되거나 보일러 연료로 쓰임새가 한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목질계 에탄올 공정 부산물인 리그닌이 매년 5천만 톤이 생산되고 목질계 에탄올 생산량 증가에 따라 리그닌 생산량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년 간의 연구와 상업화 시도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에탄올의 성공적인 상업화 진입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데 기존 전분계 에탄올 생산 설비에 비해 전처리/당화를 포함한 생산공정이 복잡하고 고가의 설비가 필요함에 따라 초기 투자비용이 전분계에 비해 3-5배 가량 높고 운전비용이 높아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라 알려져 있다. 목질계 바이오에탄올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리그닌 활용을 통해 부산물credit을 확보하여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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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목질계 바이오매스 구성 성분 및 리그닌 구조


꿈의 소재 탄소섬유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는 100% 가까운 탄소원자로 구성된 무기 섬유이며 탄소원자들이 육각고리 결정 형태로 구성되어 밀도가 낮으면서도 인장강도가 2~7 Gpa로 철강에 비해 강도가 10배 강한 반면 무게는 1/4에 불과하여 고강도 초경량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탄소섬유 시장은 자동차, 항공, 풍력발전, 천연가스탱크, 내진보강제 등 경량화와 강성도 요구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인체 내구성이 높고 생체 적합성이 우수해 인공 뼈, 장기와 의족에 적용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7년간 3배의 시장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낮은 생산성 문제와 고온공정으로 인해 생산가가 철강의 9배나 되는 $20~35/kg에 달하는 높은 가격으로 원료가의 50%를 차지하는 전구체인 PAN(Polyacrylonitrile)을 저가의 재료로 대체함으로써 탄소섬유의 가격을 $10~15/kg까지 낮추고자 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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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PAN 유래 탄소섬유 생산가 구성 및 가격 비교


목질계 유래 리그닌 탄소섬유
리그닌은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목질부(xylem)를 구성하는 소수성 페놀 고분자로, 바이오매스의 20~30% 건조 중량을 차지하며 p -coumaryl alcohol, coniferyl alcohol과 sinapyl alcohol의 기본 단위 물질들이 ether 또는 ester 결합으로 3차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와 같은 리그닌의 화학 구조는 원유에서 유래한 페놀성 고분자의 구조와 유사하여 화석 기반 물질을 대체할 수 있는 물리적·화학적 특성을 지녀 페놀계 화학약품화, 플라스틱 및 탄소섬유 소재화 등의 다양한 리그닌 리파이너리 연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리그닌은 목질계 에탄올, 펄프와 종이 산업의 부산물로 생산되기 때문에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유가 변동에 민감하지 않으므로, PAN 대체 저가 탄소섬유의 전구체로 매우 유망한 재료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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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PAN 유래 탄소섬유 제조 공정 및 원료별 배향성(右: PAN, pitch, lignin)


리그닌 전기방사법
기존 PAN을 사용하는 고가의 탄소섬유 대체를 위한 목질계 리그닌을 이용한 탄소섬유는 용융방사(Meltingspinning)를 통해 마이크로 사이즈의 섬유를 제조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1,000℃ 이상의 고온에서 탄화과정을 거쳐 탄소섬유를 제조한다. 하지만 목질계 리그닌의 배향성이 낮아 리그닌 탄소섬유의 인장강도는 400 MPa로 기존 PAN 기반 탄소섬유의 2 GPa에 비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NT 기반 전기방사(Electrospinning)를 이용하여 방향성을 향상시켜 나노섬유를 제조한 후 이를 다시 1,000℃ 이상의 고온에서 열처리를 통해 나노탄소섬유를 제조하는 방법이 적용되어 인장강도 증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제조한 나노탄소섬유 매트의 인장강도는 500~660MPa로 용융방사 탄소섬유 대비 향상 된 결과를 보이고 있지만 상용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탄소섬유의 다양한 용도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이슈로 리그닌과 기타 폴리머의 블랜딩과 리그닌 곁사슬의 trimming을 통한 배향성 향상을 통해 기계적 강도 강화를 위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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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전기방사법을 이용한 리그닌 탄소섬유 제조와 배향성 개선

 

Epilogue
현재의 탄소섬유의 가격은 $20-35/kg로 고가이므로 항공, 우주선, 의료 등 특수 분야가 아닌 자동차 및 건설인프라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위하여는 인장강도 1.73 MPa, 탄성률 172 GPa를 지니면서 가격은 $11/kg 이하로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자동차의 무게를 약 1톤, 그리고 세계 자동차 생산량을 9,000만대로 보았을 때, 1,500만대에 해당하는 자동차에 대해 연료소비 30% 절감을 위해서는 자동차의 무게 50% 경량화가 필요하며 연간 약 4백만톤의 탄소섬유 신규 수요(현재 생산량의 100배)가 창출된다고 한다. 따라서, 탄소섬유의 저가화는 탄소섬유 보편화를 위해서 반드시 해결 되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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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세계 탄소섬유시장 성장 추이 및 업체 점유율

2000년 이후 기존 석유부산물인 pitch 또는 PAN 대체를 통한 저가 탄소섬유 생산을 위해 aromatic chemistry와 NT 관련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며 여러 후보 물질 중, 리그닌은 목질계 에탄올 또는 펄핑의 부산물로 다량의 탄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신재생 자원이라는 장점이 있어 기존 탄소섬유의 대체 후보로 주목 받고 있다. 미국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ORNL)에서 리그닌 기반의 탄소섬유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스웨덴, 핀란드, 캐나다, 브라질, 호주, 한국, 일본 등의 기업과 대학에서 리그닌 탄소섬유 강도 증가와 함께 가격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탄소섬유의 저가화는 탄소섬유 전체 생산가 중 40~60%를 차지하는 PAN($10~`15/kg)의 대체가 필수적이다. 전세계 바이오매스 중 셀룰로오스 다음으로 풍부한 신재생 자원인 리그닌을 저가의 전구체로 사용하여 강도와 탄성이 향상 된 탄소섬유 제조기술이 개발된다면 효율적 에너지 소비를 위한 경량 소재, CO2 저감을 위한 환경친화적 소재, 부산물의 고부가가치화 등의 산업과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탄소섬유범용화는 매우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1. 지금, 왜 리그닌계 탄소 섬유인가! 가공기술 Vol.45(12), 2010, 김상룡.
2. 리그닌을 이용한 바이오공중합체 제조 및 소재화 연구, 국립산림과학원, 김용식(http://www.ndsl.kr)
3. 전남대학교 탄소재료연구실, 양승갑 (http://www.kosen21.org)
4. 전기방사를 이용한 리그닌 나노섬유 제조. JKSCT Vol. 38(3), 2014. 이은실.
5. 목질계 바이오매스 전처리 공정에서 발생하는 리그닌 부산물 활용 기술 개발 동향, ACE, Vol. 27(2),정재영.
6. Value-added Utilization of Lignin Residue from Pretreatment Process of Lignocellulosic Biomass, ACE, Vol.27(2), Jae Yeong Jung
et 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