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콘깬 ACB 2017을 다녀와서
Date 2017-10-10 09:57:19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hit 606
신 상 규
박사과정
고려대학교 생명공학과
loseless@naver.com

지난 2017년 7월 말, 지도교수님인 한성옥 교수님께서 태국에서 개최하는 국제 학술대회인 Asian Congress on Biotechnology (ACB)에 참석 해보자는 제안을 하셨다. ACB를 개최하는 Asian Federation of Biotechnology (AFOB)는 아시아의 다양한 생명공학회 회원국들의 연합으로 이루어진 학회이다. 이번에 참가한 ACB는 올해로 13회를 맞이하는 생물공학분야의 저명한 학회이다. 또한 ACB는 다양한 아시아 국가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지의 생물공학분야 연구자들이 200명 이상 참여하는 학회로 2년에 한 번 학회를 개최하여 최신 연구 동향과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는기회를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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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학회 내부 전경

이러한 좋은 기회를 접할 수 있는 이번 ACB 학회는 태국 콘껜 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콘껜 이란 도시는 처음 들어보았기 때문에 함께 학회에 참석하는 학우와 설레는 마음으로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기로 하였다. 콘껜 시는 태국 북쪽에 있는 도시로, 동남아에서 명문대학교로 인정받는 콘껜 대학교가 자리하고 있는 도시이다. 콘껜 대학교는 콘껜 시내 전체 면적의 1/4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대학교로 콘깬은 이 대학교가 자리하고 있는 교육도시로 다른 동남아의 도시보다 치안도 상대적으로 좋다고 알려져 있다.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학회 일정 후 야간 자유 시간동안 방문했던 야시장과 거리에서의 모습을 통해 콘껜은 한산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학생들의 젊음이 느껴지는 그런 도시로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학회 참석을 신청하기 위해 최근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포스터 초록을 작성하였고, A p p l i e d Microbiology Section에 초록을 제출하여 발표하게 되었다. 초록을 제출한 뒤 얼마 후 발표된 프로그램을 통해 관심 있는 발표자의 발표시간을 확인하고 발표된 논문을 살펴보며 더 많은 것을 배워 오겠다는 마음으로 다가올 학회준비를 진행하였다. 이번 ACB 2017에는 16개국에서 총 87건의 포스터 및 구두 발표가 이루어질 예정이라 더욱 기대감이 높아졌다.
어느덧 6월이 다가왔고 학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다가올 학회 기간 동안 머물 숙소와 항공권을 예약하였고 포스터 출력까지 학회참석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무리한 후 여가시간을 보낼 방법도 같이 계획을 세웠다. 7월 23일 아침 9시, 우리는 인천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원활한 수속을 위해 모바일체크인까지 준비하였건만 어플리케이션 공지사항에 모바일 체크인을 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보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줄을 서는데 1시간 정도를 서있어서 겨우 항공기 체크인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고생에 대한 보답인지 체크인 데스크에서 우리의 좌석을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 해준다는 좋은 소식을 접하였다. 비즈니스는 처음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탑승하여 좌석에 앉는 순간 우리는 연구에 대한 열정을 더욱 불태워야겠다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그렇게 5시간 동안의 안락한 비행이 끝나고 우리는 태국 방콕에 있는 수완나폼 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태국 콘껜으로 가는 국내선 비행기 탑승까지는 약 3시간정도가 남아 있었고 우리는 태국 공항을 돌아다녀보기로 결정하였다. 그렇게 국내선 체크인까지 마무리하고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태국공항이지만 백인이 상당히 많았던 신기한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이후 교수님들을 공항에서 만났고 같이 타이 스마일에어웨이즈 비행기를 타고 약 한시간만에 콘껜에 도착할 수 있었다. AFOB에서 제공한 차량을 통해 학회가 열리는 풀먼 호텔로 도착할 수 있었다. 호텔 체크인을 마무리 한 후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부와루왕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식당에서는 태국 산지의 코코넛을 포함한 다양한 태국전통 음식 코스를 맛 볼 수 있는 경험을 하였다. 코코넛은 한국에서 먹던 말린 코코넛과는 또 다른 감칠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맛있는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호텔로 복귀하여 학회 첫날을 신선하게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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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발표 포스터 앞에서 찍은 사진

ACB 2017 학회에서

일요일이 지나 24일 아침 8시 30분에 우리는 학회가 벌어지는 풀먼호텔로 향했다. 옆 호텔에서 묵었던 우리는 호텔에서 나와 동남아 우기의 텁텁한 느낌을 받으며 학회장인 풀먼호텔에 도착하였다. 안내데스크에서 ACB 2017로고와 이름이 적혀있는 명찰과 가방을 받았을 때 비로소 학회가 시작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등록을 마친 후 포스터를 걸고 오프닝 연설을 하는 Ball Room 1로 향했다.
오프닝 연설은 아침 9시에 시작하였다. AFOB 회장 및 콘껜 대학교 관계자의 간단한 개회식이 끝나자마자 카이스트 이상엽 교수님의 강연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학회 일정이 시작되었다. 이상엽 교수님은 단순한 대사공학 뿐 아니라 sRNA등 발현과 깊숙이 관여되어 있는 연구 발표 하셨다.
학회는 4개의 전체강연이 시작하며 점심시간을 가진 이후 두 번의 구두발표 시간과 2번의 포스터 발표시간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전체강연이 종료된 이후 6개의 발표장에서 구두 발표가 진행되었다. 3일간 다양한 연구 분야의 발표가 이루어 졌다. 첫날은 점심 전까지 전체강연이 계속 예정되어 있었고, 점심 이후 포스터세션이 있었다. 우리도 점심을 먹고 다른 연구실의 포스터를 확인하기 위해 나와서 포스터를 구경했다. 동남아의 지역적인 특성에 따라 코코넛열매 껍질의 활용방법과 같은 내용이 주를 이루었으며, 그 외에도 Transcription 관련 연구나 신규 균주 발표 등과 같은 포스터가 주를 이루었다. 보다가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물어보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동시에 다양한 세션이 진행되어 그중 평소에도 관심이 있던 바이오에너지 세션으로 골라 들어갔다.
다양한 연구 분야에 대한 발표가 있었으나 주로 바이오에너지와 고부가가치 생산물 세션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관련 내용의 강연을 들었다. 그중 특히 관심을 끌었던 내용은 김중배 교수님이 발표하셨던 이산화탄소의 포름산으로의 효율적인 전환방법 연구와 Netechanok Sombat 교수님이 발표하였던 바이오가스의 생산과 그응용 방법에 대한 발표였다. 다음 논문 주제로 생각하고 있던 것 중에 하나라 더욱더 집중해서 들었고, 연구방향을 고려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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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KAIST 이상엽 교수님 기조강연

발표자의 발표가 끝난 후에 질문하는 시간이 있었지만 들었던 세션마다 시간이 조금씩 밀려 바로 다음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발표자를 찾아가 발표자와 이야기를 하면서 차후 연구에 대해 지속적인 교류도 할 것을 약속 하였다. 우리는 비록 구두발표가 아닌 포스터 발표였지만 포스터세션에서 만난 다른 연구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앞으로 내 연구가 가야할 방향과 함께 영어로 말하는 능력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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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외국 연구자와의 대화

 


콘껜 에서의 3일
주최를 하는 AFOB에서는 점심과 저녁을 제공해주어서 학회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에는 밥을 먹으러 호텔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었다. 둘째 날 공식일정을 마무리하고 밤에는 콘껜 에서 가장 큰 야시장인 똔 딴 야시장을 찾아갔다. 콘껜대학교가 대부분의 상권을 지탱하는 도시라 그런지 야시장에 돌아다니는 사람과 상인 대부분은 매우 젊은 편이었다. 그중에 괜찮아 보이는 맥주가게에 들어가서 가사는 잘 모르지만 좋은 노래도 듣고 생맥주도 먹었다. 그러다 라이브를하였던 사람들과 친해지고 서로 페이스북 친구도 할 수 있었다.
셋째날 밤에는 학회에서 준비해준 연회가 끝난 후 호텔 앞에서 태국전통마사지를 받았다. 생각만큼 피로가 풀리는 낌은 아니었지만 마사지를 받고 오는 길에 피곤함을 느낀 것을 보면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던 것도 같았다. 그 후 방에 들어가서 동행과 함께 다음날의 본격적인 일정을 준비하다 잠을 청했다. 학회일정은 셋째 날로 모두 마무리 되었다.
넷째 날에는 학회 일정 없이 온전히 우리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한국에서 짜온 코스를 수정하여 움직이기로 하였다. 첫 번째 코스는 콘껜 국립박물관으로, 어떤 도시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박물관을방문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국립 박물관이지만 시에서 운영하는지 생각보다 크기가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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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AFOB에서 준비했던 태국 전통공연


약 1시간 가량의 콘껜 시 역사에 대한 관람을 끝내고 밖에 나왔을 땐 비가 내리는 중이었다. 우리는 호텔로 다시 돌아가 우산을 겨 나와서 호텔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밥을 다 먹은 뒤에 미리 알아둔 콘껜 시에서 가장 큰 불교사원인 Wat Nong Waeng 사원을 갔다. 크기도 크고 사방이 금칠로 되어 있어 매우 화려했다. 우리는 비도 오고해서 반바지와 슬리퍼를 신고 있었는데, 반바지를 입으면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밖에서 내부를 구경하고 바로 옆에 있는 호수를 한바퀴 돌기로 하였다. 중간에 카페에 멈춰 커피도 마시고 사진을 찍으며 호수 한 바퀴를 거의 다 걸어갈 때쯤 갑자기 비가 세차게 내려서 툭툭이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방콕의 유명한 교통수단인 툭툭이를 타보았는데 툭툭이는 3륜 오토바이에 지붕을 씌웠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하지만 세찬 바람 때문에 비가 옆으로 내려서 왼쪽 몸이 다 젖었다. 비록 몸은 다 젖었지만, 운전기사의 신묘한 운전기술 덕분에 비오는 퇴근길에서도 생각보다 빠르게 호텔로 돌아올 수 있었다 .
비록 콘껜 에서의 마지막 날 비가 와서 도시를 온전히 느끼지는 못했지만 큰 대학교가 자리하고 있는 비교적 젊은 도시라는 이미지와 함께 현지 주민의 친절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동남아만이 갖고 있는 분위기도 좋아하는 나로서는매우 뜻 깊은 학회참관 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에 갔을 때도 고수에 적응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동남아에서는 평생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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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6. 콘 깬 국립 박물관                                                     그림 7. Wat Nong Waeng 사원 


태국에서의 4일을 마치며
교수님께서는 다른 일정으로 4일차에 다른 일정으로 먼저 떠나셨고 우리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태국에서의 마지막밤에 지도교수님께서 초대해주신 한국교수님들 모임에서 또 다른 태국 전통음식을 포함하여 개미전과 같은 한국에서는 맛보지 못할 신기한 음식도 먹을 수 있었다. 이번 ACB 2017은 다양한 생물공학 기술 발표가 있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바이오에너지연구 관련 발표였고, 일부 발표는 내용이 어려워서 집중하기 어려웠다. 태국에서의 시간은 3박 4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같이 갔던 형과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시간이었고 앞으로 남은 석박통합과정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 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ACB 2017의 참관기를 여기서 마무리하고자 한다.